강원랜드, 입찰 규정 위반해 낙찰자 선정
태신인팩·KGS·KTY 등 3개 업체, 2013년 이후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 독식
태신인팩, 농심 모두 연결된 아모레퍼시픽 곤혹

(사진=구자근 의원실 제공)
(사진=구자근 의원실 제공)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강원랜드가 마감 시한을 지나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제안서에 허위내용을 게재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등 카지노 기기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혜 의혹을 사고 있는 업체들이 전체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에 의혹에 휩싸인 업체들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 받은 ‘카지노 기기 입찰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밝혀졌다.

21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 강원랜드가 29억5000만원 규모의 ‘전자테이블’ 입찰 과정에서 ‘전자입찰특별유의서’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KGS와 컨소시엄한 농심NDS는 입찰 마감 시한인 7월22일 오후 3시가 지난 4시20분경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음에도 낙찰자로 선정됐다. 또 이 과정에서 강원랜드 직원이 입찰제안서를 사전에 확인해 2개 업체에게 서류 보완 등의 사유로 수정, 재입찰 기회를 준 사실도 있다.

이는 당해 입찰에 제출된 전자입찰서는 수정 및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한 입찰유의서 6조와 전자입찰의 개찰은 지정된 일시에 전자입찰진행자가 집행하도록 한 13조에 위반한 것이라는 게 구 의원 측 설명이다.

강원랜드 계약요령 상에도 ‘제출 마감시간 이내에 한해’ 보완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강원랜드 실무자도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또 강원랜드가 전자테이블 입찰 시 제시한 제품사양서에서는 게임 정산이 완료된 이후 결과에 오류를 파악해 게임 금액을 회수·재정산하는 기능인 ‘롤백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 롤백 기능이 없는 농심NDS 제품이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머신 등에 대해 공개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업체 간 담합,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부의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 기기 입찰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슬롯머신 입찰에서 KGS와 태신인팩, KTY 등 3개 업체가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슬롯머신 입찰에 KGS를 포함한 3개 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개별 입찰을 통해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 의원은 특혜 논란이 불거진 태신인팩과 KGS, 농심 3개 업체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밝혔다.

서 회장은 태신인팩, KGS와 가족관계다. 서명현 태신인팩 대표와는 5촌 관계이고, 서명현 대표와 KGS 최대주주 서준모는 가족관계다. 태신인팩은 농심 자회사 NDS와 컨소시엄을 맺었는데 신춘호 농심 회장은 서경배 회장의 장인이다.

특히 태신인팩은 2019년 매출 195억원 중 146억원을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에뛰드, 오설록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올릴 정도로 아모레퍼시픽과는 밀접한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전문기업인 농심의 자회사 농심NDS는 카지노 시장에서는 신생 업체임에도 2019~2020년 강원랜드의 4차례 입찰 중 3차례 낙찰에 성공했다. 이때 농심NDS는 태신인팩, KGS와 컨소시엄을 형성했다.

서 회장과 가족·사돈 관계인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물량을 독식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 의원은 “특정 소수 업체만 참여하는 사업 특성상 업체 간 담합, 업체와 직원 간 유착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며 “각종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태신인팩 회사 사주와 서경배 회장이 5촌간인건 맞지만 왕래도 없는 사이”라며 “아모레퍼시픽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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