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스퀘어 개소식서 이례적 '작심발언'
유료방송 M&A로 중소사업자 위기…정부 편향적 정책 비판
장석영 차관 "국민에게 합리적 통신 서비스 제공 노력할 것"

장석영(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박찬용 KB국민은행 업무지원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알뜰폰 스퀘어 개소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석영(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박찬용 KB국민은행 업무지원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알뜰폰 스퀘어 개소식'에 참석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알뜰폰 스퀘어 개관식'에서 김형진 알뜰폰사업자협회장이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시장 철수를 요구했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10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도매제공의무사업자 및 의무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정한 이후 만 10년째를 맞이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가 27일 서울 서대문 전철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자리 1층에 개관한다고 발표했다. 알뜰폰 스퀘어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운영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한다.

이날 김형진 협회장은 환영사에서 알뜰폰 주무부터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향해 "현재 알뜰폰 시장의 50%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점유율을 낮추고 3년 후 사업을 철수하는 정책을 부탁드린다"며 이례적인 작심 발언을 했다. 김 협회장은 중소 사업자인 세종텔레콤 회장이다.

김 협회장은 "이동통신 3사의 경영목표는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시장점유율 확대"라며 "영업이익 달성과 비용감소라는 성과 달성을 위해 거대자본을 앞세워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이동통신사 자회사(6개) △대기업 계열사(10개) △중소 사업자(38개) 등 50여개의 사업자들로 구성돼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알뜰폰 시장에서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SK텔링크 등 이동통신사 자회사 의 매출액 비중은 65.1% 수준이다. 가입자 비율 역시 지난 6월 기준 37.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협회장은 "이동통신 3사가 통신정책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과기정통부 장관 고시에 의해 통신정책이 수행돼야 중소통신사업자들이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망 도매대가 산정 시 협상이 아니라 정부 고시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는 정부와 시장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의 협상에 따라 망 도매대가가 정해진다. 망 도매대가는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통신망을 빌려주고 받는 요금으로, 도매대가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해 알뜰폰 업계가 가장 바라는 정책 변화 중 하나다.

이밖에도 김 협회장은 "중소통신사업자의 5세대(5G) 사업 참여와 역할이 시기적으로 절실하다"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5G 관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별도의 주파수 대역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군사용으로 비축된 3.7기가헤르츠(㎓) 대역의 100메가헤르츠(㎒) 대역과 고주파 대역을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와이파이와 연계해 사물인터넷(IoT)·B2B 사업에 중소통신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중소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전파사용료 감면기한을 2022년까지 2년 연장했다. 중소·중견 기업 이외의 사업자에 대해서는 전파사용료를 2021년 20%, 2022년 50%, 2023년부터는 100% 부과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내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다만 망 도매대가 인하 추진 결과는 이날 발표한 후속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8월 과기정통부는 LTE와 5G 요금제에 대한 수익 배분방식(RS)의 기준을 현재보다 10% 이상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개관식에 참여한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김 협회장의 발언과 관련 "법이 정한 내용에 따라 지금까지 역사를 보며 진행하하겠다"며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데,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동통신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원사이지만 김 협회장이 과기정통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아직까지 따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와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알뜰폰의 인기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이동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수는 1만2433명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 6월 5138명, 7월 6967명, 8월 9909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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