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 신사업 '홈케어 서비스'가 점주들에게 무리수 돼
쿠쿠 점주들 "우리가 바라는 건 본사 불공정·불합리 시정"

쿠쿠 점주들이 지난 27일 오후 1시 30분께 쿠쿠전자 서울사무소 앞에서 '갑질 규탄' 등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가맹점주협의회)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쿠쿠전자(192400, 구본학)가 자사 대리점에 갑질 행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에는 쿠쿠 가맹점주들이 거리에 나와 본사의 불공정·불합리를 시정하라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 본사 A팀장이 쿠쿠 점주가 만든 협의체 대표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갑질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점주는 쿠쿠 제품을 팔고 수리하는 쿠쿠전자 대리점이자 서비스센터다.

사건의 발단은 본사가 신사업으로 내놓은 ‘홈케어 서비스’ 적용 과정에 있었다. ‘홈케어 서비스’는 가전제품 케어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하기 어려운 가전제품의 세척 및 관리 등을 제공한다. 쿠쿠전자가 제휴를 맺은 타사 제품까지 케어하는 서비스다.

지난 4월 쿠쿠전자 점주 50여명은 본사에서 신사업으로 내놓은 홈케어 서비스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서 협의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홈케어 서비스를 하면 직원을 채용하고 월급을 별도로 다 줘야 되기 때문에 도저히 안된다고 보았다. 이에 협의체 대표가 본사를 찾아 의견을 전하자 A팀장이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다.

A팀장은 본사에 목소리를 내겠다면 만든 협의회에 대해 “단체적으로 연판장을 돌리잖아? 그 새X는 바로 계약 해지했어요”라고 윽박질렀다. “자르려고 하니까…회사와서 무릎 꿇었어요. 한번만 봐달라고. …왜 그런 무리수를 둬요?”라고까지 말했다.

또 한 점주가 “매출이 안 나와서 힘들다”라고 하자, “소장(점장)님이 너무 양심적으로 해서 그래요. 머리를 좀 쓰세요. 나쁜 쪽으로 남들 5000원 수리비 받을 때 소장님은 절반 받고. 남들 부품 3개 갈 거를 소장님은 하나 본다…”며 수리비를 부풀리라는 듯한 말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점주들은 협의회를 탈퇴하라는 압박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쿠쿠전자 점주들(대리점)은 개인사업자들이어서, 본사 팀장이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다. 협의체를 만든 분들하고 문제되는 팀장이 20년 이상 친밀한 사이에서 의사조율 중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던 것은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답했다. 

수리비를 부풀려 받는 경우에 대해선 “본사는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해당 팀장에 대한 징계는 본사에서 논의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협의체는 50여명이 아닌 실제로는 20여명의 점주들이 만들었고, 홈케어 서비스 확장에 대한 의견 조율에서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은 점주들도 있고 해서 본사 차원에서 조율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쿠쿠의 대리점은 전국에 100여 개 정도가 있다.

아울러 쿠쿠전자 측은 “홈케어 서비스는 최근 가전업계에서 제품의 품질 향상이 오히려 서비스건 수의 지속적 하락을 빚게 돼 수익성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쿠쿠전자 서비스센터를 위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개발해 온 사안이다”라며 “타사의 홈케어 서비스 역시 자사 제품 외 타사의 제품을 케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쿠쿠전자는 협의체에서 문제 삼는 직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논의 중으로, 홈케어 서비스를 어떻게 진행하게 될건지 점주들과 협의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쿠 점주들은 지난 27일 오후 1시 30분께 쿠쿠전자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갱신요구권 보장 및 거래조건 개선 등 대화를 통한 불공정, 불합리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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