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제동…"경영권 유지위한 신주발행 안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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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KCGI(이하 3자연합)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19일 이들 3자연합은 앞서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법원에 긴급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3자연합은 “이 거래에 따른 모든 자금부담은 산업은행이 집행하는 공적자금과 대한항공의 일반주주들의 주머니에서 충당되는데 정작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한진칼 지분의 약 10%를 쥐게 되는 산업은행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고 했다.

또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민의 혈세를 동원하고 한진칼 주주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번 거래구조는 자유시장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의 관념에 반한다”며 “한진칼은 현재 부채비율 108%의 정상기업으로서, 이미 KCGI를 비롯한 한진칼의 주요주주들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현재 8천억 원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무엇보다 “한진칼에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면 불필요한 자산 매각, 담보차입 또는 채권 발행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데 굳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긴급하게 국민의 혈세를 동원할 아무런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앞서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고,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 한 차례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한진칼의 지분구도에서 현재 3자연합에 뒤집던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의 우군지분에 힘입어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싣게 됐다.

현재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KCGI 20.34%, 반도건설 20.06%,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31% 등 총 46.7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은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 및 친족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4.90%, 대한항공 사우회 3.79% 등 약 41.14%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5천억원 규모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기존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돼 3자연합의 지분율은 약 42%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약 37%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 약 10% 수준이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 될 가능성이 커 조 회장은 약 47%의 지분을 확보해 3자연합에 우위를 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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