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상장적격성 실질검사…거래재개 결정시 12월 1일부터 거래가능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권 회복 및 거래재개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권 회복 및 거래재개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신라젠(215600, 대표 주상은)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7만 소액주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신라젠의 상장적격성이 인정될 시 바로 내달부터 거래가 재개되는 만큼 그간 거래재개를 위한 다방면의 활동을 해 왔던 신라젠 주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오는 30일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5월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열 계획이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7월 10일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 거래소 기심위가 8월 6일 상장폐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지난 10월 2차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이달 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심위는 회사 측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를 바탕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해 상장폐지, 상장적격성 인정(거래재개), 개선기간 부여 등 3가지 중 결정을 내리게 된다.

기심위의 결정에 따라 신라젠은 오는 12월 1일부터 바로 거래가 재개될 수도 있지만 만약 기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한다면 15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개최되며, 여기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의결 하게 된다. 최종 상장폐지 권한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갖고 있다.

거래정지 기간이 더 늘어날 수 도 있다. 기심위에서 추가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하게 되면 신라젠은 최장 1년간 거래 정지 상태로 경영개선기한이 주어진다.

신라젠은 그간 거래 재개를 위해 이자비용 감축 등 고정비용을 절감해 사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고정비용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303억원)은 전년 동기(434억원) 대비 30% 가량 축소됐다.

또한 작년 8월 간암 임상 3상 실패로 펙사벡 간암 단독임상은 중단했지만, 펙사벡의 병용요법에 관한 임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1일 미국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개발사인 미국 ‘리제네론’과 병용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나스닥 상장사인 리제네론은 지난해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제약사로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피부편평세포암종 적응증에 허가를 받은 ‘리브타요’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신라젠 펙사벡과 신장암 대상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리제네론과 신라젠과의 병용임상은 지난 2016년 리제네론이 러브콜을 보내오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최근 프랑스 국립암연구소에서 펙사벡을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하는 임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호주 정부가 투자하는 전립선암 연구 프로젝트에서는 펙사벡이 임상 약물로 지정됐다. 지난 9월에는 미국 FDA가 펙사벡을 흑색종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과, 상장폐지 사유가 상장 전 일어난 혐의라는 점 때문에 신라젠 주주들은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신라젠 주주모임은 이제까지 신라젠 거래재개를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30회, 한국거래소 앞에서 5회의 집회를 진행했으며, 청와대 앞에서 2차례의 기자회견을 진행 한 바 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19일 집회에서 신라젠 주주모임 대표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미국 FDA에서 바이오신약으로 허가받은 건수는 단 두건”이라며 “신라젠이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오랜 기간 투자한 주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헤아려 달라”고 요청했다.

신라젠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간 해외에서 펙사벡 병용임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지난 8월 심사 때 보다는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실질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그 어떤 예측도 하기 어렵다”며 “다만 지난 심사 때보다 펙사벡의 향후 가능성에 있어 의미 있는 임상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최악의 결과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젠 소액주주의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6만8778명이다. 이들의 보유 지분은 87.7%로 거래정지 전 시가총액 8665억원으로 계산하면 76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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