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측 "'어디까지 만지는 거지' 생각할 정도로 만져…피해 직원 10여명 이상"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대표 명품 브랜드 샤넬의 국내 법인 샤넬코리아에서 근무하는 40대 간부가 10년 넘게 10여명의 여성 직원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자신을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밝힌 직원이 가해자의 사내 권력이 막강하다는 취지로 말해 주목된다.
성추행 피해뿐만 아니라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의 강제 인사 이동 등 ‘갑질’ 피해도 있었다는 얘기다.
샤넬코리아에서 10여년간 일했다는 피해자 A씨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0여 년간 반복적인 성추행이 있었다”며 “어깨동무나 포옹 같은 걸 자주 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직원이 12명 이상일 수 있지만 두려움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10여 년간 참아야 할 만큼 가해자의 사내 권력이 막강했냐”는 질문에 “지금도 그러하다”고 답했다.
A씨는 “그냥 그런 거(성추행)를 숨죽이고 버텨야 되고 그런 걸(피해사실)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이 부적응자(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전국 백화점 매장 영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은 4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불만을 제기했던,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강제적인 인사 이동은 물론 그 사람을 신처럼 모시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기를 드는 사람은 왕따를 시킨다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시작한다는 주장이다.
A씨 등 피해자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제보 받은 샤넬 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 지부)는 지난달 14일 사측에 해당 내용을 알리고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A씨는 문제 제기 이후에도 사내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며 “지금 바뀐 게 없고 더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샤넬코리아는 사내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자 지난 23일 공식 입장을 내고 “최근 직장 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신고와 관련해 관계 법령 및 사내 규정에 의거하여 철저하게 조사 중이며, 그 과정에서 직원의 인권 보호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회사는 이 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샤넬은 이러한 문제들을 극도로 경계하며 어떠한 형태의 차별이나 성희롱 및 괴롭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샤넬 윤리 행동 강령(Ethics@CHANEL code of conduct)을 전 직원에게 전달해 왔고, 그 일환으로 매우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