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4달 여 만에 첫번째 면접조사 출석 "바로 잡아야"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전 사장(왼쪽),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김성근 기자] 부친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해 성년 후견 신청을 낸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갈등의 촉발과 관련해 동생인 조현범 사장의 ‘욕심’을 지적했다.

26일 연합뉴스는 한국타이어 일가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서면인터뷰를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조 이사장은 “조현범 사장이 욕심을 부리기 전까지 아무 문제 없었다”고 지적하며 “가족도 모르게 비밀작전 하듯 갑작스럽게 주식을 매매하는 욕심까지 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성년후견 신청과 관련해 “(부친이) 조현범 사장에게 갑자기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평소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과는 달랐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조 이사장은 그동안 검소했던 행보를 보였던 조양래 회장의 삶을 소개한 뒤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으로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셨던 경영자”라고 소개했다. 또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 신청 이후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입장문과 관련해 ‘아버지가 쓴 것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고 설명한 뒤 어법과 내용이 평상시와 다름을 주장했다.

이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조 이사장은 성년후견 신청에 매진한다는 계획인데 “무엇보다 아버지의 건강상태에 대해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검사를 통해 가족이 모두 공감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키도 했다.

특히 전날 조 이사장은 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지 4달 여 만에 첫번째 면접조사기일에 출석해 두 시간 가량 면접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 이사장은 갑작스런 ‘차남 승계’가 옳치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조사 이후 짤막한 입장문에서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이런 일들이 어떻게 해야 바로잡혀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그래도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모든 것이 바로 잡혀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본인의 지분 23.59%를 매각 형태로 넘겨 조 사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 이어 부친의 지분까지 합산해 42.9%를 보유한 그룹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당초 조 사장은 자신의 형이자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함께 동등하게 주식을 갖고 있었으나 조양래 회장의 지분 양도로 인해 사실상 차남이 장남보다 그룹 내 지분율 우위를 선점하게 됐다. 

이같은 지분구도 흐름과 관련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곧바로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일종인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고,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도 가세하면서 '차남 vs 3남매'의 경영권 분쟁 구도로 이른 바 ‘형제의 난’이 재점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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