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석유화학 올해 배당금 전년比 1150% 확대…미쓰비시 지분 40%

지난 2012년 삼양이노켐 군산공장에서 삼양그룹과 미쓰비시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삼양홀딩스와 미쓰비시 상사가 2009년 합작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2년 삼양이노켐 군산공장에서 삼양그룹과 미쓰비시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양이노켐은 삼양홀딩스와 미쓰비시 상사가 2009년 합작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창업주의 친일행적으로 ‘친일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삼양그룹이 올해 계열사의 적자전환 와중에도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그룹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 삼남석유화학의 경우 올해 3분기 5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46억원) 대비 1150% 늘어난 57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삼남석유화학으로부터 삼양홀딩스는 총 230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GS칼텍스는 115억21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된 삼남석유화학은 삼양홀딩스와 일본 미쓰비시케미컬(Mitsubishi Chemical Corporation)이 각각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GS칼텍스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삼양홀딩스와 마찬가지로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케미컬 역시 올해 삼남석유화학으로부터 230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

회사 측은 삼남석유화학이 대규모 투자계획이 잡혀있지 않고 충분한 유보금이 있어 배당액을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삼양그룹 계열사 중 미쓰비시그룹과 연관된 곳은 삼남석유화학 외에도 △삼양화성 △삼양화인테크놀로지 △삼양이노켐까지 총 4곳이다.

삼남석유화학과 삼양화성은 배당금을, 삼양화인테크놀로지는 라이선스 수수료(로열티)와 미쓰비시그룹 금융계열사에 대출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남석유화학이 감사보고서가 제출되기 시작한 2000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지분율에 따라 미쓰비시케미컬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총 1631억7600만원에 달한다.

아울러 미쓰비시케미컬과 미쓰비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Mitsubishi Engineering-Plastics Corporation)이 각각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양화성은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에 배당금 총 323억5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삼양그룹이 미쓰비시그룹에 배당금으로만 2000여억원을 지급해 온 셈이다.

미쓰비시그룹은 일본 3대 재벌 기업 집단 중 하나로 대표적인 극우기업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연행한 조선인의 노동력을 사용해 제2차 세계 대전 때 군수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도 극우 성향 왜곡 교과서 ‘제국주의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8년 말 한국 대법원에서 강제징용피해자대상으로 여러 리스크에 오른 기업들과 함께 미쓰비시한테도 피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미쓰비시는 한일기본조약을 배경으로 배상했다는 근거로 배상의 의무를 거부, 배상 체납협의로 한국 내 미쓰비시 자산을 압류된 상태기도 하다.

이렇듯 미쓰비시그룹은 국내 법원의 배상 판결도 따르지 않아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불매운동의 한 가운데 있는 기업이지만 삼양그룹은 미쓰비시그룹과 협력 관계를 갖으며 배당금 등으로 매년 거액의 국부를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는 경영악화로 적자전환을 한 삼남석유화학이 배당액을 전년보다 10배 이상 큰 폭으로 확대했다는 점은 비정상적으로 보이기 충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고실적을 기록한 해에 배당을 늘리는 경우는 봤지만 적자전환 상황에서 배당을 1150%나 늘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유보금이 많이 쌓였다는 이유로 배당액을 대폭 늘렸다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갑자기 늘어난 배당액 지급에 다른 의도가 숨겨진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전년대비 배당액이 1000%씩 늘어나는 것은 카지노주 외에는 본적이 없다”며 “합작사의 지분이 높은 만큼 배당액을 대폭 확대한 것에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삼양그룹은 올해 배당액 확대는 지난해 실적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남석유화학이 적자전환을 한 것은 올해 3분기인 만큼 배당 시점과는 차이가 있다”며 “이제껏 배당을 크게 실시하지 않아 유보금이 많이 쌓였고, 지난해 세전이익이 1000% 이상 늘어날 만큼 좋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배당을 크게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쓰비시그룹과의 합작은 삼남석유화학 설립당시 TPA 기술 도입을 위한 결정이었고 그에 따른 배당금이 지급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전범기업으로의 국부유출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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