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사업본부내 'ODM담당' 격상…ODM 내년 70%까지 확대 전망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로 시장점유율 높이려

인도 구르가온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모델이 'LG 윙'을 소개하고 있다. 2020.11.29 (사진 = LG전자 제공)
인도 구르가온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모델이 'LG 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LG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066570, 각자대표 권봉석·배두용)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지난 3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내년 모바일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스마트폰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 부서를 신설하고, 내년엔 ODM 비중이 전체 판매의 70%까지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ODM 조직을 강화하고 선행 연구·마케팅 등 조직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산하에 ODM 사업담당을 신설했다. 

또 MC 연구소 산하 MC 선행연구담당, MC 품질공정 담당, 본부 직속 생산 담당 등 부서는 폐지했다. LG전자는 이외에도 인공지능(AI) 등 첨단 공정 기술을 지원할 스마트팩토리 연구조직도 강화하고, 신속한 제품·부품 물류 관리를 위해 본부 직속 공급망관리(SCM) 담당을 해외 영업그룹 산하로 이관했다. 

특히 LG전자는 ODM 사업을 맡고 있던 MC사업본부 산하 'BTD사업실'을 'ODM담당'으로 격상시켰다. 담당으로 격상되면서 규모는 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ODM 조직에 인력 충원이 이뤄질 것으로도 관측된다.

LG전자가 일부 개발·생산·품질 부서 통폐합과 더불어 ODM 조직을 강화하는데는 최근 지속된 적자로 사업 지속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한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윙'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냈다.

LG전자는 지난 9월14일 전략 스마트폰 LG 윙을 공개했다. ‘LG 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해 나가겠다는 LG 스마트폰의 혁신 전략이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 9월14일 전략 스마트폰 LG 윙을 공개했다. ‘LG 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해 나가겠다는 LG 스마트폰의 혁신 전략이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기준부터 1196억원 △2016년 1조2181억원 △2017년 7368억원 △2018년 7782억원 △2019년 1조98억원 △2020년 3분기 기준 5927억원의 손실이 났다.

ODM은 주문자가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맡고 생산만 위탁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생산자가 일부 기획과 개발까지 담당해 OEM보다 스마트폰의 개발비·인건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LG전자는 2018년만 해도 ODM 비중이 4%에 불과했다. 나머지(3810만대)는 회사가 직접 생산했다. 그러나 지난해 ODM 비중이 18.6%로 급증했고, 올해엔 20%~50%를 넘었다.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내년에는 ODM 비중이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어 70%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중저가폰 ODM 확장 전략은 인도나 중국 등 중저가폰이 잘 팔리는 시장에서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점유율이 2%대에 그쳤다.

LG전자 프리미엄폰은 △베트남 하이퐁 △중국 칭다오 △브라질 타우바테 △인도 푸네 등 LG전자가 자체 보유 중인 생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생산을 접고 생산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한바 있다.

LG전자 ODM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자회사로도 유명한 FIH모바일, 세계 1위 ODM 업체 윙테크, 화친 등이 맡으며, 대상은 중가 모델인 'Q 시리즈', 저가 모델 'X(해외는 K)시리즈'이다. 윙테크는 삼성전자의 ODM도 하고 있으며, 화친도 올해부터 삼성전자 물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ODM 확장으로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처가 국내 부품 업체에서 중국 ODM 업체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에게선 설계·생산 자체를 중국에서 하고 브랜드만 갖다 쓰면 결국 중국폰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전자는 "MC 선행연구 담당 등 일부 성격이 같은 부서들은 유관 부서들끼리 기능을 통합해 효율을 높이고 ODM 강화 차원에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며 "ODM 비중을 높여 MC 사업본부 전반의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번째 제품인 롤러블폰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와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롤러블 스마트폰 에뮬레이터를 공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롤러블폰은 이르면 내년 3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플래그십 모델로 프리미엄폰과 새로운 폼팩터를, ODM으로 생산되는 실속혁 스마트폰 K 시리즈, 스타일러스 시리즈 등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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