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2014년~2020년 11월 화학사고 총 613건
LG가 13건으로 최다, 대부분 LG화학 사고…SK, 롯데 각 8건 기록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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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화학사고를 일으킨 기업은 LG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에서 발생한 관련 사고는 총 13건으로 이중 LG화학이 9건으로 집계됐다.

31일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에 따르면 화학물질안전원 홈페이지와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2014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총 613건이었다.

기업별로 가장 많은 사고를 낸 기업은 LG그룹으로 총 1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SK와 롯데가 각 8건씩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2015년 강화된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되며 화학사고가 추세적으로 줄고 있지만 그럼에도 상당수 기업에서 반복적 사고와 인명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LG는 2016년과 2018년을 제외한 매년 화학사고를 냈다. 

2014년 3월27일 LG화학 대전공장에선 핵산 폭발 사고가 났으며 이후 나주·서산·여수·청주 공장 등에서 운반 중 누출, 발열로 인한 폭발, 촉매 누출로 인한 발화, 폭염으로 인한 발화 등의 사고가 꾸준히 발생했다.

특히 올해 5월19일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인도 LG화학 공장에서 가스누출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직후여서 충격은 더 컸다.

대산공장 사고에 대해 대전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을 벌여 83개 규정 위반을 확인했고 과태료 12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현장을 방문해 직접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구 회장은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며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LG화학은 5월26일, 강화된 안전대책을 내놨다. 모든 사업장의 안전시설을 진단하고 안전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철수까지 고려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환경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고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할 것”이라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사업과 환경안전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3개월 뒤 LG화학 온산공장에서 발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SK와 롯데그룹에서도 사고가 잇따랐다. SK케미칼과 하이닉스 공장 등에선 배관 파열, 밸브 파손 등으로 화학물질이 누출되면서 부상자가 나왔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에선 지난 2017년 10월24일 전동기제어반(MCC) 판넬작업 중 폭발사고가 생겨 10여명이 얼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올해 3월4일 롯데케미칼 서산 공장에선 압축공정 배관 폭발로 56명이 부상을 당했다.

화학물질안전원은 화학물질 배출량과 이동량 등을 공개하고 있는데 환경연이 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배출량과 이동량이 클수록 화학 사고 발생 또한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화학물질관리법은 국민건강 및 환경을 보호하고 사업장의 자발적인 화학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매년 배출량 조사를 하고 있지만 취급량은 2014년 이후 매 2년 마다 개략적 범주만 공개하는 정도라는 게 환경연의 지적이다.

환경연은 “기업 영업비밀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위험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대한 지역주민의 알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경제단체는 화학물질 안전제도를 기업들에게 해가 되는 악법이라 주장한다. 무수한 인명피해 앞에서 산업계의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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