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경제, 성장경로 불확실성 높고 물가상승률 목표수준 상당기간 밑돌 것"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21년에도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31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충격이 내내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세계경제가 각국의 잦은 봉쇄조치와 교역감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보였으며,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했다”고 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용사정도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크게 악화됐고, 물가는 수요가 부진하고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실물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했으며 기준금리를 큰 폭 인하하는 한편 국채매입,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 체결 등을 통해 원화 및 외화 유동성을 확대 공급했다”고 했다.
특히 이 총재는 “2021년에는 세계경제와 국제교역이 점차 개선되고 국내경제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내외 여건을 살펴볼 때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며 “최근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좀처럼 억제되지 않는 가운데 변이도 발생하고 있어 팬데믹의 종식 시기를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때문에 이 총재는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데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며 “코로나 위기 이후 친환경·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러한 구조적 전환기를 미래성장동력 확충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하겠다”고도 했다.
또 내년 상황에 대해 “국내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수준을 상당기간 밑돌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면서도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안정 상황에 한층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이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안정을 한국은행 법적 책무의 하나로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고용안정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앙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시 마땅히 고용상황을 중요한 판단요인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