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진 부사장으로 승진, 올해 1월 조 부사장 중심 조직 개편
조원태 회장 항공, 조현민 부사장 물류 맡아 '남매경영' 체제

조현민 한진 부사장 (사진=한진 제공)
조현민 한진 부사장 (사진=한진 제공)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한진가 차녀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이른바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지 3년여만이다. 항공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그룹 내 물류 사업을 도맡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최근 2021년 조직개편을 단행, 미래성장전략실을 신설하고 기존 마케팅총괄부를 마케팅실로 확대 개편했다. 신설 미래성장전략실은 신사업 발굴·개발을 비롯해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 수립, 한진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 운영 등을 담당한다.

마케팅실은 기존 마케팅팀과 CSV(사회공헌활동)팀에 홍보팀을 이관했다. 전사적인 CSV와 함께 마케팅·홍보 활동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성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유가치창출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찍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지난달(2020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조현민 전무가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직후 나온 조직개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한진은 코로나19 이후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응 해 변화를 주도하는 한편, 급속히 비중이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리더십·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이 그동안 굵직한 공유가치창출 및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한진 내에서 조 부사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진은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류경표 부사장과 사업을 총괄하는 노삼석 부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지만 조 부사장의 승진 및 담당조직 확대로 사실상 3인 부사장 체제 형태로 가게 됐다.

오너 일가인 조 부사장이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래성장사업을 도맡은 만큼 업계에서는 조 부사장이 향후 한진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8년 4월 일으킨 ‘물컵 갑질’ 사건은 향후 조 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서 뿌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재벌 일가 ‘갑질’로 회자되는 사건이다.

한편 조 부사장은 항공사업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조 회장 일가의 경영참여 배제를 통합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 부사장은 지난 12월30일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와 항공 및 여행 정보제공업체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직을 모두 사임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항공산업을, 조현민 부사장이 물류사업을 각각 책임지는 ‘남매 경영’ 체제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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