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세 아들이 100% 보유한 에이치솔루션, ㈜한화 지분 32차례 걸쳐 매입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와 맞물려 오너일가 보폭 커져

(사진=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동원·동선 형제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동원·동선)이 100% 지배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최근 한화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을 대거 매입해 주목 받고 있다. 삼형제의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승계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인 에이치솔루션은 최근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한화 지분을 매입했다.

2020년 12월28일부터 2021년 1월14일까지 32차례에 걸친 장내매수로 보통주식 74만3607주, 종류주식 6만9029주를 사들였다. 이번 주식 매입에 든 비용은 약 218억원. 자기자금 168억원에 차입금 50억원이 투입됐다.

이로써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의 보통주식 5.19%, 종류주식 5.10%(합계 5.17%)를 보유한 2대주주로 등극했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18.84%)이며 에이치솔루션에 이은 3대주주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4.28%)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0원을 기록한 사실상 자체 매출과 사업이 없는 회사다. 때문에 계열사 지배와 승계를 목적으로 존재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분 50%를, 2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3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각각 25%을 들고 있다. ㈜한화와 함께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와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의 주요 주주이면서 이를 통해 한화종합화학 등의 계열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향후 한화그룹이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단일화된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

관건은 에이치솔루션 몸값 키우기다.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록 오너 3세가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합병 등을 고려했을 때 유리한 합병비율을 끌어낼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이 연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에 투자한 것 등이 모두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도 한화그룹 오너일가는 최근 운신의 폭을 부쩍 키우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승마선수, 개인 요식업 활동 등 회사와 거리를 두고 있던 막내 김동선씨도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입사, 세 아들이 모두 회사의 요직을 꿰찼다.

한화케미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하며 탄생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키로 결정하면서 덩치를 한층 키우게 됐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2020년 11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으며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이어 신설 전략부문장까지 겸임하면서 위상이 강화됐다. 이로써 김 전무는 회사가치 증대, 해외 진출, 지배구조전략, 미래신사업전략까지 포괄적으로 이끌게 된다.

삼남 김동선씨가 입사한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토탈’과 2조원대 태양광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 역시 이번 달로 취업제한조치가 풀리는 만큼 조만간 경영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후계구도 정립이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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