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가능성도 남았지만 일각에선 휴대폰업체 하청업체 전락 가능성도 제기

현대-기아차그룹 사옥 (사진제공=현대기아차그룹)
현대-기아차그룹 사옥 (사진제공=현대기아차그룹)

[증권경제신문=김성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계열사 시총은 무려 11조원이 증발해 개미들의 절규와 함께 현대차그룹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8일 현대자동차(01233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05380) 등은 일제히 “당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당사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짤막한 입장을 전했다.

‘애플카’ 협업설에 사실상 첫 공식입장이 나옴에 따라 주가 상승세는 바로 곤두박질쳤다. 오후 3시 20분 현재 기아차 -14.78%, 현대위아 -11.5%, 현대글로비스 -9.28%, 현대모비스 -8.94%, 현대자동차 -5.61%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 종가기준으로 현대차(53조원), 기아(41조원), 현대모비스(33조원), 현대글로비스(8조 3000억원) 현대위아(2조 6000억원) 등 시총 총액은 약 138조 9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가 나온 시점 주가가 요동치며 현대차 50조 3200억원, 기아차 35조 600억원, 현대모비스 30조 5100억원, 현대글로비스 7조 5200억원, 현대위아 2조 3660억으로 127조 70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가 시총이 약 11조원 증발했다.

당초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애플카’ 협상 중이란 외신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과 계열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생산의 가닥이 현대차에서 기아차로 이어지면서 그룹사별 주가상승 곡선은 가파랐다. 여기에 부품과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의 상승세도 한 배를 탔다.

특히 미국의 CNBC는 구체적으로 현대차가 아닌 기아차가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할 세부적인 계획까지 보도하면서 애플과의 협업은 기정사실화된 모양새였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인 어떠한 부인이나 언급은 공시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지난 4일까지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장밋빛 전망은 하루 아침에 급변했다. 다음 날 블룸버그는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 불발 소식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특히 매체는 협상이 결렬된 까닭에 대해 비밀주의를 고집하던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매체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수년간 비밀리에 추진했던 애플카 부품·조립 네트워크 관련 소식이 순식간에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며 애플의 비밀주의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대응이 협의가 중단된 이유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주가만 출렁이고 현대차그룹과 애플간의 협약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피해는 ‘애플카’ 소식에 그동안 1조 8700억원 수준을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현대차그룹과 애플간의 협상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사돼도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이 휴대폰업체인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당초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애플카가 아닌 애플의 전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완성차 업계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보도를 바탕으로 해석해보면 애플카를 납품해줄 완성차업체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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