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0일 늦은 밤~11일 새벽 사이 결과 나올 듯
정세균 총리 "부끄럽다" 질타하는 등 피로감 커져
판결 전 합의 요원…결과 본 후 협상 테이블 앉을 가능성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 판결이 임박하면서 양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10일 늦은 밤이나 11일 새벽이 유력하다.

ITC는 당초 지난해 10월5일 최종 결정을 예고했었지만 같은 달 27일로 일정을 한차례 연기했으며 다시 12월10일, 그리고 이달 10일로 결정을 계속 미뤘다.

이번 판결은 세 차례나 연기된 끝에 잡힌 일정인 만큼 결론에 대한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피로감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지난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사를 지목해 “최고 책임자와 전화 통화는 물론 직접 만나 합의를 권유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며 “LG와 SK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데 미국에서 3년째 소송을 하고 있다. 소송 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하고 미국 정치권도 나서서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 정말 부끄럽다”고 쓴 소리를 하기도 했다.

판결이 여러 차례 미뤄진 데는 미국 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가 미국 내 일자리나 전기차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부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LG와 SK는 최종 판결이 미뤄진 만큼 협상 시간을 벌었지만 여전히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만큼 이번 소송에 끝까지 임할 것으로 보인다. 

판결에 따른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좁혀진다.

먼저 ITC가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결정한 예비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LG에 배상금을 물어줘야 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 부품·소재를 더 이상 미국에 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제1·2공장의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다. 그러면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폭스바겐과 포드사의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더라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바이든 행정부의 일자리, 지구온난화 대응, 제조업 계획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미국 대통령은 ITC 최종결정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 한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다만 2010년 이후 ITC에서 진행된 약 600여건의 소송 중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예비판결에 대해 수정(Remand) 지시가 나올 수도 있다. 소송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다시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막대한 소송비용과 이른바 ‘K-배터리’ 경쟁력 하락에 대한 정부의 우려 섞인 시선 등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양사가 ITC 판결 직후 합의를 시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사는 그간 합의금 규모에 대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판결에 근거해 합의금 기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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