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에서 KT가 코나아이에 밀린 배경은?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에서 KT가 코나아이에 밀린 배경은?
  • 길연경 기자
  • 승인 2021.02.17 15:15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찰평가 놓고 공정성 시비…특정 업체 봐주기 의혹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사업에서 효자 노릇을 했던 부산시 '동백전'이 불과 1년만에 중견기업 '코나아이'로 운영대행사가 교체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또 입찰평가 기술능력평가 부문 표준편차가 커 이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발생한 상황이라 안정적인 지역화폐 운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부산시와 KT에 따르면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의 운영 대행 용역 입찰 결과 우선협상자로 '코나아이'가 지난 14일 선정됐다. 지난 5일 마감된 입찰에 현재 운영대행사인 KT와 코나아이가 참여한 바 있다.

동백전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 12월 30일 출시됐다. KT가 운영한 동백전은 체크카드와 스마트폰 모바일 앱 'QR결제' 방식으로 결제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줘 1년이 채 되지않아 지난해 연말 기준 약 88만명이 가입, 1조2400억원의 발행액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인기로 동백전은 KT가 운영하고 있는 7종의 지역화폐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말 기준 KT의 전체 지역화폐 발행액이 2조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동백전 발행액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 KT가 부산시에서 받는 동백전 수수료는 97억원으로 동백전은 KT의 지역화폐 사업 매출과 위상에 적지 않은 부분을 담당했다.

그러나 동백전 운영 뒷편에서는 일부 시민단체가 체크카드 및 모바일 앱 형식이 아닌 충전형 선불카드 기반의 지역화폐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잡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QR코드 방식은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후 QR코드를 찍어 이용자가 금액을 입력해 결제하는 구조다. 이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선불형 충전카드 방식은 발급된 카드에 지역화폐를 충전해 일반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 가맹점과 밴(Van)사를 거치기 때문에 소상공인에게는 가맹점 수수료가 부담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KT는 QR코드의 이점을 홍보하고 적극 권장했다.

올해 결국 동백전 운영대행 업체 입찰에서 KT가 경쟁사에 밀리게 돼 사업상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번 입찰평가는 입찰 가격 점수(10점)와 기술능력평가 점수(90점)를 합산하는 방식이었으며, 기술능력평가는 정량평가(20점), 정성평가(70점)으로 구성됐다. 정량평가는 부산시가, 정성평가는 교수, 전문가 등의 집단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맡았다. 

조달청에 따르면 전체 총점은 코나아이(90.3429점), KT(84.8357점)으로 5.5072점의 차로 코나아이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코나아이는 KT와 입찰평가 가격 점수는 동일하게 9.5점을 받았지만, 기술능력평가에서 코나아이가 KT를 크게 앞섰다. 

'부산시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 제안서 평가 결과'에 따르면 총 9명의 심사위원들이 KT와 코나아이를 심사했고 두 업체의 점수 차이는 평가위원들에게서 최소 3점에서 최대 42점까지 편차가 크게 났다. 지난 2019년 동백전 사업자 선정 당시엔 KT(408점)는 코나아이(407점)와 총점 1점의 근소한 차이로 경쟁사를 제치고 선정된바 있다. 

코나아이가 점수를 높게 받은 데 대해 평가위원들이 향후 동백전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동백전의 이용자 증가는 시의 예산으로 지급되는 캐시백 의존도가 높았던 반면, 부산시는 해마다 1000억원 정도의 캐시백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부담됐다.

코나아이가 동백전 운영을 맡게 되면 인천의 지역화폐처럼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인센티브를 묶어 제공하는 '중층 구조'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동백전의 캐시백(10%)과 부산 동구 이바구페이 혹은 남구 오륙도페이의 캐시백을 추가로 받게 된다. 무엇보다 코나아이가 이들 기초지자체의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KT는 중층 구조가 아닌 외부링크 방식을 채택해 타 지역화폐와의 연계가 불편했다. 또 동백전 앱은 지역화폐 충전 서비스만 제공하고, 부산지역 소상공인 온라인 쇼핑몰인 동백몰은 또다른 앱에서 링크를 통해 연결시켜야 한다. 동백몰도 지난해 11월에서야 오픈할 수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아동 수당 등 각종 정책 지원금을 동백전으로 지급하는 데 한계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평가점수 편차가 크게 벌어져 공정성의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새 운영대행사 선정을 앞두고 일부 평가 항목이 변경되면서 기존 대행사에 유리한 선정기준으로 재선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공정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운영대행사가 KT에서 코나아이로 교체되면서 운영 변화에 따른 부산 시민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88만명에게 발급된 동백전 카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코나아이의 충전식 선불카드로 대체되면 기존 은행과 연계된 체크카드가 폐기돼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 KT는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카드를 발급해 사업을 진행했다. 

부산시는 이달 중으로 코나아이와 세부 사항 협의 후 운영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최종 계약을 맺게 되면 오는 3월부터 1년간 코나아이가 동백전 운영을 맡는다. KT와의 계약기간은 오는 2월 28일까지다.

한편 코나아이는 국내 최초 카드형 지역화폐인 '인천e음'을 비롯해 경기도, 부산 동·남구, 경북 경주, 강원 태백, 제주도 등 전국 50여 개 지자체에서 카드형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민주시민 2021-02-22 19:00:53
코나아이 싫어요.
부산을 경기도로 만들려고 그러는가?

경쟁력이 답이다 2021-02-17 23:12:13
지역화폐 서비스 경쟁력의 답입니다.
공정한 결정이라고 생각

윤지훈 2021-02-17 15:59:26
대놓고 kt 편드네, kt가 안좋다는 것은 지난 1년간 부산시민, 시민단체, 시의회가 다 알고 있는데 kt한테 뭐 먹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