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대표 제안 사외이사 안건 채택 대신 불쾌감 드러낸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왼쪽),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왼쪽),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 /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김성근 기자] 한국앤컴퍼니(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새 이름)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이하 조현식 대표)의 사임의사로 일단락될 듯 했던 한국타이어(家)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점화됐다.

26일 한국앤컴퍼니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조현식 대표가 자신의 대표이사직 사임과 함께 고려대 이한상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한 선임 안건을 채택하지 않고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추천했다. 

특히 사측은 “회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분이 주주 제안을 하고 보도자료를 회사가 아닌 변호사를 통해 배포한 것은 매우 당황스럽다”는 불쾌한 입장까지 드러냈다.

여기에 “(조현식 대표가) 별도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내비쳤다.

또한 조현식 대표는 한국앤컴퍼니 그룹의 주력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를 추천했지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측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을 내세웠다.

즉,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조현식 대표가 제안한 인물의 선임안건을 채택하는 대신 별도로 후보를 내세우면서 양측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다음달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연스레 양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회장은 지난해 6월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본인의 지분 23.59%를 매각 형태로 넘겨 조현범 사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 이어 부친의 지분까지 합산해 42.9%를 보유한 그룹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당초 조 사장은 자신의 형이자 장남인 조현식 대표와 함께 동등하게 주식을 갖고 있었으나 조양래 회장의 지분 양도로 인해 차남이 장남보다 그룹 내 지분율 우위를 선점하게 된 것.

이에 장녀 조희경 씨가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일종인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경영권 구도는 ‘차남 vs 남매’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한국앤컴퍼니 주총 결과에 따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표대결도 어느 정도 가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현식 대표(19.31%)와 장년 조희경 씨(0.83%) 지분율은 현재 열세지만 개정된 이른바 ‘3%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말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가 도입되고 감사위원을 선출시 대주주 의결권이 개별 3%(발행주식총수)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주총에선 보유 지분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감사 선임시에는 3%가 적용, 각각 동등한 입장이 돼 조현식 대표 입장에서는 ‘해 볼만 한 싸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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