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전담 인력 투입 등에 따라 운임 현실화 불가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비를 인상한다. 이를 시작으로 CJ대한통운, 한진 등도 뒤따라 택배비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온라인쇼핑몰 등 전체 기업고객에게 택배단가를 올려받기로 했다. 롯데 측은 기업고객 대상 소형택배 운임을 150원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된 택배 가격 조정표(가이드라인)를 작성해 일선 대리점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고객은 계약기간까지 기존 단가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인상된 새 단가가 적용된다.

이를 계기로 택배비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CJ대한통운, 한진 모두 내부적으로 택배비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J대한통운은 지난달 초 계약단가가 낮아 적자가 발생하는 고객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택배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택배 운임 현실화’에 착수했다.

택배사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는 기업 고객들 역시 다시 배송비 인상을 통해 부담을 소비자에게 돌릴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최저시급의 급격한 인상과 물가상승,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문 이행을 위한 분류 전담 인력 투입 등으로 인한 추가적 경영부담에 따라 택배비 인상 논의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택배 3사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택배기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자 6000명 가량의 분류 전담 인력을 물류 현장에 보충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물론 택배기사 처우 개선안 이행과 설비 최신화 등에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만 해도 택배를 택배기사 5~6명 소(小)단위까지 분류해주는 휠쏘터 등 자동화설비 도입에 2년 반에 걸쳐 1400억원을 들였다.

실제 사회적합의기구가 지난 1월21일 마련한 1차 합의문에는 ‘각 택배사업자별로 분류 인력 투입, 자동화 설비투자를 감안해 택배 운임 현실화를 추진한다’고 명시돼있다.

구체적인 가격 인상 폭과 배분 방식, 거래구조 개선 등에 대해선 사회적합의기구, 택배노사, 대리점연합회 등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합의기구는 지속 논의를 거쳐 5월 말까지 합의안을 내놓겠단 계획이다.

배송 물량이 축소되고 수입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토부 역시 택배비와 택배요금 현실화와 관련해 이달부터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6월께 개선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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