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합의안 후 계약매매 시점 특정 안해…4월 취임 서울시장 몫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시 송현동 부지 매각 처리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갈등 끝 잠정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기약이 없다.

4일 권익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보유 송현동 부지 매각 처리를 놓고 지난 해 11월 이후 이어진 줄다리기 협상 끝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내주 초 11일 혹은 12일 중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 합의식을 열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 중재로 송현동 부지 매각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고, 다시 LH가 서울시와 또 다른 부지를 교환하는 ‘3자 교환’을 논의했다.

당시 교환 부지로 서부면허시험장이 유력했었지만 이에 부지 관할인 마포구와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 시장의 부재까지 겹치면서 서울시는 계약시점을 특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었지만 최근 잠정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자구책 마련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 확충할 계획을 내세운 바 있었던 터, 이번 합의에 따라 금액이 어느 정도 근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잠정 합의안에도 서울시가 그 동안 고수했던 입장 그대로 계약시점이 특정되지 않아 정확한 매매시점 역시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일단 서울시는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새롭게 취임할 서울시장이 대한항공의 송현동 매각 과정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 여기에 송현동 부지와 맞바꿀 부지 선정을 위해 지역 주민들과 시의회 설득까지 새롭게 취임할 서울시장 몫으로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장이 취임 한다고 해도 임기가 단 1년짜리에 불과해 그 동안 시장 공석으로 쌓여있던 시정 문제 해소 등까지 맞물릴 경우 서울시와 대한항공 간의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둘러싼 기한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송현동 부지를 매수해야 할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까지 최근 불거지면서 온 국민이 부동산 문제 대한 불신까지 깊어진 만큼 부지 매각을 둘러싼 해법 찾기에 적잖은 잡음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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