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G 투자계획 실체 없어…거부권 행사 저지 목적"
LG "가해기업이 피해기업에 합당한 보상하는 게 핵심"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미국에 5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저지 목적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LG 측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이에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양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ITC 결정 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사실 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미국사회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LG에너지솔루션이 SK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이는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의 이 같은 행보가 미국의 ‘친환경 정책’ 파트너가 되어야 할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회사 측은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겉으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지아 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등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고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에 피해가 있다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특히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보다는 분쟁 당사자들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은 경쟁사 사업을 흔들거나 지장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면서 “경쟁사가 영업비밀을 침해한 가해기업으로서 피해기업인 당사에 합당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맞섰다. 

또 “미국 시장 성장에 발맞춘 당사의 정당한 투자계획을 폄하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당사는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계획이 있는 고객들과 조지아주가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기에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