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사고 최다' 키움증권, 투자자 불만 높아
메리츠증권, 부동산 PF 우발채무 리스크
대신증권, 라임펀드 제재 확정 앞둬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최소 3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검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키움증권(039490, 대표 이현)과 메리츠증권(008560, 대표 최희문), 대신증권(003540, 대표 오익근) 등이 거론되고 있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두 번째 증권사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논의 중에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시기는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 검사 대상을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통해 최소 3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1월 삼성증권이 첫 타깃으로 검사를 받았다. 

검사 방식은 지난 2019년부터 실시해온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는 지표를 통해 점수가 낮은 금융기관이 검사 대상이 된다. 증권사 경우 민원건수와 민원 증감률, 미스터리 쇼핑 결과, 불완전판매 위험지수, 금융사고 건수 및 금액, 자기자본 등이 반영된다.

이로 인해 통상적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선정될 확률이 높다. 지난 2018년 종합검사가 부활된 이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이 검사를 받았다. 

최근 3년 내에 종합검사를 받지 않았던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이 등이 유력해 보인다. 

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키움증권이다. 리테일 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운동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며 지난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인 95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반복된 전산사고 발생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키움증권의 전산사고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스템 장애 사고가 가장 잦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총 17회의 사고가 발생해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 보상 금액 규모는 60억9500만원에 달했다.

특히 금감원이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검사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해당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도 유력한 검사 대상 후보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의미한다. 우발부채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과도할 경우 우발부채 현실화 시 자본적정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 말 기준 대형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17.8%)이었다. 2019년 말 2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며 빠르게 성장해온 메리츠증권은 우발부채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익스포저(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으로 관찰대상 금융회사를 선별해 매년 2분기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한 바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 확정을 앞두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 조치를 내리고, 대신증권에는 서울 반포WM센터 폐쇄 조치 등을 결정했다. 수십억원의 과태료 부과도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금융위 정례회의 최종 확정만 남겨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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