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S모씨, 환자 혈액검사 횟수 자의적으로 줄이고 결과
조작 의혹사실로 확인되면 국내 최고 의료기관이란 신뢰도에 큰 타격 불가피

[증권경제신문=박용준 기자] 국내 최고 의료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이하 서울대병원)이 최근 병원 소속 한 직원이 환자 혈액검사결과를 조작했다는 내부고발에 따라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직원의 환자 혈액검사결과 조작의혹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향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내 의료산업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병원소속 핵의학과 체외검사실 직원이 지난 2019년 7월과 9월 환자 혈액검사결과를 조작해 진료과에 통보했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제보를 토대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환자 혈액검사결과 조작의혹을 병원에 처음 제보한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체외검사실 직원 A모씨는 지난 2019년 7월과 9월 수 회에 걸쳐 당시 부하직원으로 있던 S모씨가 환자 혈액검사결과를 조작한 것을 인지, 이를 핵의학과장 C모씨 등 상급자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A모씨는 “2019년 7월 처음 부하직원의 환자검사 조작의혹을 전해 들었을 때는 거짓인 줄 알았으나 이후 9월 재차 환자혈액검사결과 조작의혹을 듣고 해당 직원의 행위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됐다”면서 “이에 대해 당시 핵의학과 C모 과장과 N모 기사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A모씨는 “진료과의 혈액검사 요청이 있으면 환자의 혈액에 대해 10회에 걸쳐 검사를 진행하며 수치변화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검사실 규정”이라며 “하지만 S모씨는 검사횟수를 임의로 줄이고 혈액검사결과도 조작하여 진료과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A모씨의 보고를 받은 당시 핵의학과 C과장과 N모 기사장은 인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도 않고 개인면담으로 마무리 한 것으로 전해졌다.

A모씨는 “C모 과장에게 S모씨의 징계여부를 메일로 문의하자 인사위원회 대신 개인 면담으로 마무리했다”며 “결과를 알고 싶으면 (S모씨의)개인적인 상황과 사정을 제외하고 말해주겠으니 자신과의 공식 면담신청을 하라고 해서 그냥 (면담신청을)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모 과장은 “당시 해당 건에 대해 S모씨를 비롯, 핵의학과 직원들과의 면담을 진행, S모씨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해당 건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말했다.

혈액검사결과 조작의혹을 받고 있는 S모씨 역시 “해당 건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 없으며 모든 것은 홍보실을 통해 문의하라”고 말한 뒤 이후 본지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또 서울대병원 내 청렴감찰팀은 이 같은 내용을 인지했으나 자체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공익제보를 한 연구원은 해당 과에서 집단 따돌림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대병원 감찰팀장 L모씨는 “A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적도 없으며 (혈액검사조작 및 은폐와 같은)행위가 이뤄졌었다는 것 또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A모씨는 “이미 2020년 6월 경 이 같은 내용을 청렴감찰팀장에게 자료와 함께 전달했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S모씨는 승진까지 해 허탈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A모씨는 이어 “공익제보 후 해당 과에서 집단 괴롭힘으로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어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 국내 최고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에서 이처럼 환자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측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본지가 취재를 시작하자 “현재 병원 내 청렴감찰팀과 인권센터, 인사팀 인사위원회에서 사실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면서 “현재 병원에서는 어떠한 의견을 낼 수 없는 입장임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시민 O모씨는 “서울대학교병원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의료기관인데 이처럼 혈액검사결과가 조작되고, 공익제보자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서울대병원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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