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계획 미정···당분간 금융서비스 유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한국씨티은행(은행장 유명순)이 국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한다. 옛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전날인 15일 1분기 실적과 함께 이런 내용의 사업 전략 재편 방향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매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한다.

한국씨티은행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 감소했다. 특히 개인·소매금융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줄었다.

다만 씨티그룹은 이번 사업 재편이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 문제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씨티그룹 측은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 및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기업금융 부문은 남겨 국내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 및 강화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객들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소매금융 철수를 비롯한 사업 재편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사회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과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에 한국씨티은행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해오던 고객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고객대출자산은 24조7000억원,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되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원들의 인력 구조조정도 문제다. 2020년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임직원 수는 약 3500명이며, 국내 점포 수는 43개다. 소매금융을 전담하는 임직원 수와 점포 수는 각각 939명과 36개다.

이런 각종 우려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금융당국은 향후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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