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신에너지 사업 전환에 따른 판단
부전-마산 복선철·라오스 댐 누수 문제 등…토목사업 기피 시각도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최근 SK건설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건설사업' 수주 입찰에서 불참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SK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 불참 이유에 대해 "입찰 단계에서는 수시로 있는 일로, 내부 검토 후 사업에 참여 안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제안서 마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GTX-C노선 건설사업은 현재 4개 컨소시엄(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한국인프라디벨로퍼) 등이 입찰 참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이 참여했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재무적투자자(FI) 방식으로 대우건설, 롯데건설, 대보건설, 금광기업 등이 동참 건설사로 있다. 사업 설계는 동명기술공단과 선구엔지니어링 등이 수행하고, 자금은 신한은행이 맡았다. SK건설은 출자 부담을 지지 않은 단순 도급사로 참여했기 때문에 불참의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 불참의 배경으로 SK건설의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재현 SK건설 대표는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직접 부문장을 맡았다. 

올해 1월에는 에코비즈니스(환경), 에코에너지(신에너지), 에코솔루션(건설)으로 사업부를 세분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올해 SK건설의 핵심사업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전 환경산업을 아우르는 종합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했다. EMC홀딩스는 지난 2019년 기준 3800억원대의 매출과 12%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2000여 개의 하수·폐수처리시설을 비롯해 인천 등 4곳에 소각장을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폐기물처리 및 수처리사업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분야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만 일단 수익이 발생하면 최소 10년에서 20년 동안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글로벌 연료전지 1위 기업인 미국의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고(지분율은 SK건설 49%·블룸에너지가 51%) 세계 최고 연료전지 기술 국산화에 착수했다. 

한편 토목사업에서 잇단 누수 문제로 차수부분의 기술력까지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져 SK건설 내부적으로 토목사업을 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014년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3월 폭 7m, 깊이 20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사고발생 1년이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당초 계획으로 올 3월 준공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며, 현재는 복구 공사만 진행되고 있다.

또 시공을 맡았던 라오스 댐이 지난 2018년 누수로 붕괴 돼 이에 따른 보상·복구비로 1094억원이 들었다. 라오스 메콩강 유역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은 2012년 총 사업비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수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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