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유진투자·유안타증권 등도 9% 이상 고리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의 예탁금을 이용했을 때 지급하는 이자율은 대폭 낮춘 반면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은 여전히 연 9%대의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91~1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하이투자증권이 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키움증권 9.5% △DB금융투자 9.4% △삼성증권 9.3% △SK증권 9.3% △유진투자증권 9.3% △유안타증권 9.2% 등이었다. 

키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1~7일 기준으로도 7.5%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부국증권은 180일 초과 기준 9.9%까지 이자율이 치솟기도 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020년 8월 증권사 대표들과 직접 만나 높은 신용융자 금리에 대한 인하 조치를 요구했지만, 고금리 대출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자리에는 이현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고, 은 위원장은 이들에게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며 고금리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유지하거나 ‘찔끔’ 내리는 동안 고객에게 돌아가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대폭 낮아졌다.

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계좌에 넣어 놓은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증권사는 해당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 개념의 이용료를 고객에게 지급한다. 

상대적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이 높았던 증권사들의 예탁금 이용료율 살펴보면 △하이투자증권 0.2% △키움증권 0.2% △DB금융투자 0.1% △삼성증권 0.1% △SK증권 0.1%(100만원 기준 0.05%) △유진투자증권 0.1% △유안타증권 0.1%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20년 예탁금 이용료율을 큰 폭으로 인하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0.55%에서 0.2%로, 하이투자증권은 0.5%에서 0.2%로, 삼성증권은 0.35%에서 0.1%로 낮췄다. 

증권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엇갈린 이자율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투자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율도 내린다고 하면 고객에게 주는 예탁금 이자와 고객에게 받는 신용융자 이자를 비슷한 수준에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고객들이 투자를 위한 예비 자산인 예탁금에 대한 이자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점을 증권사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당장 매매하지 않는 자금은 보통 CMA 계좌에 넣어 놓기 때문에 예탁금 이용료율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0.1% △NH투자증권 0.1% △한국투자증권 0.1% △KB증권 0.1% △신한금융투자 0.1% △대신증권 0.1% △교보증권 0.1% 등도 낮은 예탁금 이용료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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