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롯데쇼핑, 이마트 인수의향서 제출
롯데온 실적 부진에 롯데쇼핑 '적극 인수 검토'
신세계 SSG닷컴, 시장 점유율 확보가 숙제
관건은 몸값, 과감한 베팅이 최후의 승자...다만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있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되는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되는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139480)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양 사가 이번 인수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온라인 사업 부문’의 강화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2%로 추산되며, 이는 네이버쇼핑(18%), 쿠팡(13%)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이에 단순 점유율 합산으로만 따지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업은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롯데쇼핑의 롯데온, 이마트의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6%, 5%, 3% 대로 추정된다. 

관건은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가 5조원이라는 적지 않은 몸값을 가진 만큼, 누가 더 '통 큰 베팅'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 적극 행보 롯데쇼핑-네이버와 손잡는 이마트
롯데는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출범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롯데온'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하는 동안, 롯데온은 7%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라는 평도 나올 정도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하는 큰 이유로 작용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20년 업력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의 역량과 노하우의 필요성이 짙어졌다는 평이다. 

실제로 롯데는 변화가 절실한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2월 이커머스 사업부장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를 선임했다. 이베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를 통해 인수전에서의 유리한 조건을 차지한 셈이다. 

실탄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13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8615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영원한 맞수인 신세계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괄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3~5%에 불과한 시장 점유율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이커머스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이 최근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깜짝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엔 온라인 여성패션 플랫폼인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를 가져왔다. 

듬직한 연합군도 있다. 신세계는 최근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온·오프라인 채널 결합 등의 변화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가 일각에선 이미 한 차례 동맹을 맺었던 네이버와 다시 한번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세계가 최대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결국 최근 야구장에서 펼쳐지던 두 회장의 맞대결이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업계는 전통의 유통 강자인 두 회사 모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받는 온라인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치열한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몸값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희망가를 5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높은 몸값으로 인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직결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수에 사용되는 돈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베이코리아의 한계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3조원대까지 몸값이 떨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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