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지난해 11번가 성장을 바탕으로 한 아마존 지분 참여 약정 체결
협력 방안으로 11번가 내 아마존 상품 구매 가능 서비스 유력
획기적인 배송 체계, 아마존 고유 서비스 국내 도임 가능성도

11번가와 아마존이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SKT Insight 홈페이지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SKT(017670)가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자회사 11번가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아마존과 연대하는 방식으로 11번가만의 독자노선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그룹과 신세계의 이마트만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T와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SKT는 5조원의 이베이코리아 몸값을 부담스러워했고, 오픈마켓 형식인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의 시너지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독자노선 걷는 11번가의 카드, ’아마존‘ 
SKT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하면서, 업계는 11번가가 당분간 독자노선으로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의 시장 점유율은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4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만 한다면 충분히 BIG3에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한 획기적인 카드도 11번가는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SKT는 지난해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아마존이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사업성과에 따라 일종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 인수권을 부여받기로 한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아마존TF(테스크포스)를 만들고 아마존과 협력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협력방안으로는 11번가 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론칭이 꼽힌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 예상하는 협력 방식으로는 아마존의 인기 직구상품을 미리 대량으로 11번가가 매입한 뒤, 국내 물류센터에 보관하다 국내 고객 주문시 다음날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 확립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이 구축되면, 기존 해외 직구의 불편함으로 꼽혔던 긴 배송 소용시간, 언어 소통 문제, 관세 처리, 복잡한 환불 절차 등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아마존 고유의 서비스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의 고도화된 기술·서비스를 바탕으로 11번가가 국내 소비자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전 세계 구독자 1억 5000만명을 보유한 아마존의 OTT ’프라임 비디오‘가 11번가를 통해 도입된다면, 회원 락인(Lock in) 효과는 물론 SKT의 콘텐츠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에 11번가 최대 주주 지위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진행된 7일 한 언론사는 SKT가 11번가 지분 30%를 아마존에 넘기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회사 측은 지분양수도 관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분 매각을 통해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고, 매각으로 얻은 대금으로는 11번가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11번가가 몸집을 불리고 IPO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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