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SNS 사진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신세계(004170) 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맥주 제품으로 주류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오너 마케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 부회장의 SNS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해당 마케팅의 위험도가 크다는 지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본인의 SNS에 "어디서 많이 보던 인간인데 누구지"란 문구와 함께 맥주와 소주, 와인 이미지들을 올렸다. 이미지 속 다양한 주류에는 ‘구단주’란 브랜드 명과 함께 정 부회장의 얼굴로 추정되는 그림이 함께 담겼다. 

해당 사진들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관련 사업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준비한 이미지로 알려졌다. SSG랜더스 연계 상품 구상 차원에서 나온 사내 검토용 시안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연구하고 있다"며 "아직은 아이디어 수준으로 상품화 등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팔로워 66만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 정 부회장이 직접 이들 제품을 자신의 SNS에 올린만큼 관련 상품이 나올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세부적인 디자인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정 부회장을 앞세운 술이 나온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세계는 정 부회장을 적극 활용하는 '오너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SNS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정 부회장이 마치 연예인처럼 신세계의 모델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외모를 본 뜬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를 선보이며 각종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일명 정 부회장의 '팬덤'을 노린 셈이다. 

또한 신세계그룹이 이마트LIVE 채널에 올린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 영상은 11일 143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영상이 공개된 후 2주간 이마트 배추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나는 성과를 기록했다. 스타벅스의 스벅TV의 정 부회장이 출연한 '형이 거기서 왜 나와'라는 콘텐츠도 조회 수 48만회를 찍으며 긍정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이 소개한 스타벅스의 메뉴들이 큰 사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정 부회장이 최근 SNS에서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음식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멘트를 달았다. 우럭 요리 사진에는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고, 가재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정 부회장의 멘트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하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생겨났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SNS를 통해 잦은 소통을 하는 만큼, 정 부회장를 전면으로 내세워 하는 마케팅의 효과도 SNS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언 논란이 계속되는 경우, 기껏 준비한 신제품의 불매운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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