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CI.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 CI. 사진=GS리테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 통합 이후 충당한 자금으로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고 있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즉시 배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퍼미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손잡고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요기요 매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은 사모펀드 측에서 GS리테일에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GS리테일은 "컨소시엄 참여 등을 검토한 바 있으나 확정된 바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확정되는 시점 혹은 1개월 이내 재공시 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당초 요기요 본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빠지고 사모펀드들만 인수 의향을 밝히면서 흥행에 실패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뒤늦게 GS리테일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수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이다. 

특히 업계는 인수 이후 재매각을 위해 움직이는 사모펀드와 달리, 본업과 시너지를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하는 SI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곧 GS리테일이 주력 사업인 편의점과 요기요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퀵커머스' 본격화 GS리테일 
퀵커머스(즉시 배송)는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단시간 내 문 앞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최근 코로나19 와 비대면 소비가 맞물려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점점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e커머스 물류 경쟁이 맞물려 탄생한 배송 서비스의 '끝판왕'인 것이다. 

이에 GS리테일은 이달 초 통합 GS리테일 출범과 함께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을 배송 기지로 삼아 주문에서 배송 완료까지 시간을 대폭 단축한다는 핵심 전략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주문 시점부터 최장 2시간 내 배송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전략의 바탕에는 GS리테일이 보유한 1만5000여 소매점의 인프라가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오프라인 채널을 갖고 있는 이커머스 SSG닷컴과 롯데온은 각각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활용해 주문 3시간만에 배송, 새벽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GS리테일은 전국 편의점, 슈퍼마켓 인프라를 통해 더 빠른 배송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꾀한 것이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배달 플랫폼 강화에도 힘 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보 배달원 '우친'을 모집해 약 7만5000여명을 확보했으며,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달에는 자체 배달 플랫폼 '우딜-주문하기'를 론칭했다. 특히 우딜 주문하기는 론칭 10일만에 이용자 10만명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퀵커머스의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시장의 환경이 크게 변했다는 것이 문제로 작용했다. 다양한 사업자가 퀵커머스에 뛰어들면서 배송시간이 1~2시간을 넘어 이제는 15분 이내로 짧아진 것이다. 

이에 GS리테일이 대응책으로 배달 앱 2위 요기요를 주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신생 자체 플랫폼 우딜만으로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요기요의 경우, 지난해부터 '요마트'를 통해 주문 후 30~40분 안에 생필품과 신선식품 등을 배송해 주는 퀵커머스를 선보이고 있기에 사업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는 건 비슷한 취급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이라며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해 퀵커머스에 적극 대응하는 경우, 편의점의 위기를 극복하는 선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퀵커머스 시장은 현재 거리 제한 등 출점 제한이나 유통산업 발전법과 같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당분간 퀵커머스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켓컬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었던 새벽배송도 쿠팡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 등 많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제공하며 e커머스의 주력 서비스가 됐다"며 "퀵커머스도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많아지면 새벽배송처럼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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