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과 전략적 MOU

신라면세점 서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 서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첫 적자 성적표를 거뒀던 호텔신라(008770)가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호텔신라는 세계 1위 면세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 면세시장에 진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3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6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29억원, 105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 분위기가 여전히 침체됐음에도, 면세점 사업 수익성이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근접하는 성과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면세점 사업의 매출은 8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 부문 매출은 77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4%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2분기(7561억원) 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 "중국 하이난 면세 시장으로 간다"
호텔신라는 이번 실적을 발판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 전략을 꾀할 전망이다. 일정 수준의 체질 개선이 이뤄진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사업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호텔신라가 고른 타겟은 중국 면세 시장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전략적 MOU를 체결하며 중국 면세시장으로의 진출을 공언했다. 

중국 면세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면세시장이 위축됐을 때도 홀로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곳이다. 실제로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인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는 스위스의 듀프리, 2위와 3위는 한국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영면세품그룹(ODEG) 5위에 그쳤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번졌던 지난해에는 중국 국영면세품그룹(ODEG)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하이요우면세점과의 협력은 면세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하이난성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이난성은 중국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면세 규제를 완화해 1년 새 5개의 대형 면세점이 오픈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하이난 면세 시장에 대해 면세한도를 3만 위안(약515만원)에서 10만위안(약 1720만원)으로 대폭 늘리고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한국 면세점으로 향하던 중국인의 수요까지 흡수시켰다는 평이다. 이에 반해 현재 국내 면세한도는 연간 600달러(약 67만원)로 중국, 일본, 미국, 태국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면세한도가 낮다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그만큼 해당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또한 신라면세점이 손잡은 하이요우면세점의 위치적 특성도 제법 경쟁력 있다는 평이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싼야펑황국제공항으로부터 약 15km, 고속철도역에서 약 6km 떨어져 있다. 이와 더불어 하이난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 '천애해각(天涯海角)'에 인접해 있어 관광객의 유입이 용이하다. 

하이요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하이난관광투자발전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시내 면세점으로, 규모는 9만5000㎡(2만8000평)에 달한다. 약 45개의 카테고리, 500여개 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쇼핑은 물론 외식,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아우르는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이다. 

양사는 앞으로 합작사를 설립해 상품 소싱과 시장개발, 상품 공동개발, 인적교류 등을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의 해외 매장 오픈 개념과 달리, 해외 면세점에 상품을 공급하고 합작사 설립을 통해 중국 규제 안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해외 시장 공략의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특히 하이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면세점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호텔 신라의 이 같은 진출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투 연구원은 "하이요우면세점은 상품소싱 역량이 제한적인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메이저 면세점 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소싱 능력에 있어서 호텔신라는 압도적이다. 호텔신라는 그동안 태국·캄보디아·일본·마카오 등지에서 시내면세점 합작 법인을 세우고 운영해본 전력이 있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하이난 면세점 사업화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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