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방치하면 M&A 시장에 나쁜 선례로 남을 것"
홍 전 회장 "유감...최종시한까지 협의를 계속할 예정"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남양유업(003920) 매각을 둘러싼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한앤코)간의 갈등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한앤코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 전 회장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앤코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소송은 매도인 측의 이유없는 이행 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를 방치할 경우 나쁜 선례로 남아 앞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길 것"이라며 "남양유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당사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매도인이 언제든 계약이행을 결심하면 거래가 종결되고 소송도 자동 종료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앤코는 "당사는 이번 소송에 임하여 운용사로서의 마땅한 책무와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이라며 "변화와 재기를 염원하는 남양유업의 전 임직원들의 희망이 좌절되지 않도록 끝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은 한앤코와 홍 전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지난 5월27일 공시했다. 하지만 홍 전 회장 측은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경영권 이전을 위한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연기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전 회장 측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돌연 약속을 뒤집었다고 봤다. 한앤코 입장문에 따르면, 한앤코와 홍 전 회장은 지분 인수가격을 정한 뒤 현장실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을 다 마쳤다. 

이후 남양유업이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거래종결일을 지난달 30일로 지정했으며 임원선임, 사임 등기, 상호 증권계좌 확인 등 준비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홍 전 회장 측이 임시주주총회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거래 종결일이 7월30일이라는 통지를 받아 본 적 없다"는 취지 공문을 보내왔다는 게 한앤코의 설명이다. 

이후 2주 이상 회답하지 않던 홍 전 회장 측에선 새로운 '선결조건'을 내걸었다고 한앤코는 덧붙였다. 한앤코 측은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이라 내세워 협상을 제안했다"며 "나아가 8월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제를 시도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앤코는 홍 전 회장 측이 요구해온 '선결조건'에 대해 "계약상 근거나 언급도 없고, 상장회사 53% 남짓한 지분을 매매하는 주체끼리 임의로 정할 수도 없는 사안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송 소식이 전해지자 홍 전 회장 측은 딜 클로징 시한(8월31일)이 아직 남았다며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홍 전 회장 측은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 기한이 아직 남았고,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계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를 제안하고 있다"며 "인수인(한앤코) 측이 소를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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