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신용융자 이자수익 8500억···전년比 2.34배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이어져온 초저금리 시대 내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26일 한은이 연 0.5%인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신용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기간별로 금리를 설정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얻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산정할 때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신용융자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관련해서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CD, CP(기업어음), 회사채 등 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정하고 있다. CD 91일물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연 0.92%까지 상승한 상태다.

(사진=네이버금융)
(사진=네이버금융)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신용융자 금리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이어져온 초저금리 기조에도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를 높게 유지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91~120일 기준 신용융자 이자율은 △하이투자증권 9.6% △키움증권 9.5% △삼성증권 9.3% △SK증권 9.3% △유진투자증권 9.3% △DB금융투자 9.2% △유안타증권 9.2% 등이다.

부국증권의 경우 150일을 초과할 때 9.9%까지 이자율이 치솟기도 했다. 

1~7일 기준으로도 △키움증권 7.5% △하나금융투자 7.5% △유진투자증권 7.5% 등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2020년 8월 증권사 대표들과 직접 만나 높은 신용융자 금리에 대한 인하 조치를 요구했지만, 고금리 대출 관행은 그대로 이어져 왔다. 

당시 자리에는 이현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고, 은 전 위원장은 이들에게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며 고금리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28개 국내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4배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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