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가, 최고 81만3000원에서 48만6000원으로 '반타작'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003920) 회장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던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남양유업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 '오너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결정적인 계기였던 만큼 내림세도 가파른 모양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남양유업은 전일 대비 1만4000원(2.78%) 떨어진 4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홍 회장이 매매계약 해제를 공식화한 이후 3거래일 만에 13.27% 감소한 수치이다.

당초 남양유업의 주가는 지난 5월 사모펀드에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급등세를 보여왔다. 매각 계약 발표 이전 36만원대 수준이었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한앤코의 인수 청사진이 전해졌던 지난 5월 말 70만원을 넘어섰고, 7월 1일엔 장중 81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상승세의 이유였던 '매각'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81만3000원까지 올랐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49만원으로 40% 가량 떨어졌다. 홍 회장이 "한앤코와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너리스크 해소를 갈망하는 주주들을 달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매각 번복으로 인해 남양유업이 얻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먼저 이번 분쟁으로 인해 남양유업은 당분간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 지분 매각을 검토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은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전자등록주식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에 홍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 지분 53%가 묶이게 됐고 이에 따른 주가 하락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새로운 원매자의 등장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한번 매각 결렬이 이뤄진 만큼 M&A 계약 이행에 대한 불안감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홍 회장 일가의 결정으로 남양유업 매각에 한번 제동이 걸렸던 만큼, 남양유업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에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오너리스크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불매운동의 새로운 불씨가 켜지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대리점 갑질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장남의 횡령 의혹 등 홍 회장 일가와 관련 논란이 연이어 발생,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하락의 길을 걸어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홍 회장의 말 바꾸기 논란이 일며 불매운동의 새로운 이유도 생겨났다. 홍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 당시 회장직을 사퇴하고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직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장남은 복직에 차남은 승진까지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누리꾼 A씨는 "최근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끝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다니 이건 기만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남양유업 경영권을 가족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해놓고 장남은 복직에 차남은 승진까지 하며 회삿돈을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분위기를 좌우하는 남양유업의 실적도 악화 일로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남양유업의 올해 2분기 영업적자는 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7%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감소한 2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 862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온라인 종목 게시판에는 "홍 회장 욕심이 과하다", "주가 더 떨어지겠다"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 주주라고 소개한 누리꾼 C씨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지배구조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홍 회장 일가가 불매운동의 계기가 되는 만큼 경영권 이전 없이는 실적 회복이 이뤄질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남양유업의 향후 실적은 제재금 부과에 의한 타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남양유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다. 이는 홍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다는 내용의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번복했기 때문으로, 남양유업이 오는 10일까지 이의를 신청하지 않거나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추후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공시위반 제재금 부과 여부, 부과 벌점 등 징계가 결정된다.

한편 연이은 악재를 맞은 남양유업의 주가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전일 대비 4000원(0.92%) 내린 48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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