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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남양유업(003920)의 경영권 매각 방향성을 드러낼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지분매각 무산 관련 법적 공방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그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3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오는 14일 열릴 남양유업 임시주총에서는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신규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 등 3가지 안건이 다뤄진다. 

사실상 이번 임시주총은 한차례 연기된 것이다. 당초 남양유업은 지난 7월30일 임시주총을 진행해 한앤컴퍼니와의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등 경영 리스크로 작용했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홍 회장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주총 안건을 오는 14일까지 연기한 것이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홍 회장의 계약 해제 통보까지 이뤄지면서 양측은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번 남양유업의 임시주총은 경영권 매각 관련 안건이 상당수인 만큼 상정된 안건 모두 '부결'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사회 구성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초 주총 안건에 오른 인물들이 한앤컴퍼니의 인사들인 만큼 해당 인사는 이뤄지지 않겠지만, 내부적인 이사회 구조 변경 가능성은 홍 회장의 결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의 관심은 홍 회장이 이사진 구성에 대한 변화를 자발적으로 시행할지에 대한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이사회 구성 변화에 대한 의미는 더욱 클 전망이다. 매각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남양유업 자체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의 잣대 중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변동이 없다면 애초부터 홍 회장 측에서 매각할 의사가 없었다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어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이사회 구성은 투명성, 공정명 측면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남양유업의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2명, 사내이사가 4명으로 구성됐는데, 사내 이사 중 3명이 홍 회장, 홍 회장의 모친과 장남으로 오너 일가의 입지가 뚜렷하다. 매각과 별개로 지배구조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구성을 바꿔야만 하는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남양유업의 임시주총 결과가 사실상 홍 회장 일가의 의견 및 결단을 의미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홍 회장의 아내 이운경씨가 0.89%, 홍 회장의 동생인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와 외식 사업가 홍명식씨가 각각 0.77%와 0.45%, 손자 홍승의씨가 0.06% 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자칫하면 또 한번의 불매 운동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 쇄신 발표를 했음에도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을 고수한다면 소비자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향후 회사 실적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임시주총에 대해 업계뿐만 아니라 대중들, 주주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홍 회장의 지배구조 변화 결단에 따라 매각 소송전의 흐름도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각 절차에 제동이 걸린 남양유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새 주인으로 공표된 이후 81만3000원까지 올랐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46만4500원으로 42.8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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