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사진=뉴시스)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의 3분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장기화 사태와 더불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 상승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 신장은 국내 시장이 견인했다. 국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199억원,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695억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사업 고성장과 비용 효율화에 따라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을 생각하면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4044억원, 영업적자는 9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대 전략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 실적에 가장 큰 부담을 미친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브랜드 '이니스프리'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의 약 37%가 증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89% 급감한 7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여기에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607개였던 중국 내 이니스프리 매장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397개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리오프닝(경기 재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 이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직구가 편리해지면서 고가 화장품 시장에서는 해외 브랜드로 소비자가 이탈하는 흐름이 발생하고 있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 '효율'이 크지 않을 것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실적 전망은 아모레퍼시픽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5월26일 종가 기준 29만70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10월1일에는 17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약 4개월만에 시가총액의 40%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다만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있다. 업계는 김승환 신임 대표의 주도로 지난해부터 이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중장기적인 효율성에 대해서 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 전략은 올 들어 일부 성과로 이어지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매출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반등한 것이다. 반기 누적 아모레퍼시픽 아시아 매출은 83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3%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4%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이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철수하는 한편 무게중심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니스프리의 매장 철수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두 발 나아가기 위한 한 발 물러서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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