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투입 '최소운영수익' 보장해 주는 민자도로에서 고금리 '수익'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국민연금이 고금리 대출로 이익을 추구하는 민자도로 투자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국회 복지위 소속 강선우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국토교통부, 경기도와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금공단은 민자도로에 최대 65%의 고금리 대출로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높은 통행료는 물론, 국민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 받는 민자도로에 과도한 이윤을 추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강 의원은 "손실이 발생하면 국민 세금으로 보전이 되는 민자도로에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혈세로 번 돈으로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조삼모사’식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민자도로 운영사는 서울외곽순환도로(86%), 신대구부산고속도로(59%), 일산대교(100%), 미시령동서관통도로(100%)로 총 4곳이다. 

지난해 기준 연금공단이 4개 민자도로 운영사에 투자한 금액은 총 3조 7055억으로 이중 선순위 대출금이 1조 572억 원, 후순위 대출금이 9037억 원이다. 이중 미시령 터널은 최대 65%, 일산대교는 최대 20%의 고금리 이율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공단이 지난해까지 선순위 대출로 번 돈은 9191억 원, 후순위 대출로 번 돈은 1조 9301억 원으로 총 2조 8492억 원의 이익을 거둬 전체 투자금의 약 77% 가량을 이미 회수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1년 8개월 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는 7년 6개월 뒤, 일산대교는 2년 5개월 뒤, 미시령 터널은 6년 2개월 뒤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 도로에는 최초 건설 당시 국비와 지방비만 1조 2239억 원이 들었고, 지난해 연말까지 4개 도로를 운영하는 민자회사가 가져간 최소운영수익보장금(MRG) 역시 1조 4518억 원으로 혈세가 무려 2조 6757억 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사업 운영기간이 끝나는 오는 2036년~203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로 손실보상금을 계속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시령 터널 경우 통행량 감소를 고려해 앞으로 4118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3개 조로 역시 최대 1조 6971억 원의 혈세가 투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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