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분간의 대규모 통신대란·천문학적 소송전 가시화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어 연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KT 구현모 대표는 전날 발생한 대규모 통신장애와 관련해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통해 “어제 전국적으로 발생한 인터넷 장애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특히 사고 이유에 대해 “인터넷 장애 초기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외부에서 유입된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 교체작업 중 발생한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했고, 정부의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CEO로서 KT를 믿고 서비스를 사용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장애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사고를 유무선 네트워크 통신망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계기로 삼겠고, 조속하게 보상방안 또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엄청난 잡음이 예상된다. 일단 현재까지 삼성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KTB투자증권 등도 대규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개인 및 일부 기업들의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천문학적인 소송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발생 초기 원인을 둘러싼 섣부른 판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KT는 통신 장애가 발생할 당시 ‘디도스 공격론’을 내세웠지만 실제 ‘내부 원인’이라도 정정한 바 있다. 즉, 정확한 사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복구까지 30분가량 낭비 됐고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지 않은 채 발표하고 이를 뒤집기에만 급급했다.

결국 이번 사고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인재’였을 가능성은 물론 장비의 노후화로 인한 물리적 고장이나 유지 보수 과정에서 벌어진 오작동, 혹은 관리자의 실수 등으로 추정된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탈통신’을 외친 만큼 이번 사태도 구현모 대표 체제의 청사진에 따른 본업의 소홀이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KT새노조는 “경영진이 아현국사 화재 사태 이후 통신구 이중화 등의 투자 없이 장비만 집중시킨 결과로 반성 없이 3년 간 설비투자비를 지속적으로 줄여왔고, 임원들은 3년 간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장기성과급으로 챙겨왔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KT는 2019년 3조 2570억원을 시설투자액으로 투입했지만 구 대표 임기 1년 차였던 2020년 2조 872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2조에 겨우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T는 그동안 본업인 통신에서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2018년 11월 서울 도심을 ‘통신 대란’을 불러모았던 사고를 넘어선 ‘전국 대란’에 따른 소송전까지 이른바 삼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돼 수장을 맡고 있는 KT 구현모 대표의 연임에도 적잖은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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