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CI.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CI. 사진=롯데마트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가 오프라인 사업군(마트·백화점)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들어 2차례, 롯데백화점은 1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8일까지 현 직급 8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는다.

현 직급 8년차는 과장, 부장 등 특정 직급에 8년 이상 머물러 있는 직원을 의미한다. 현재 롯데마트 8년 차 이상 직원은 1200명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 4500여명 중 27% 가량이 희망퇴직 대상자인 셈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최대 30개월치가 제공된다. 근속 연수가 20년 이상이면서 점장, 팀장 보직을 유지한 경우다. 보직이 없는 경우에는 최대 27개월치가 제공된다. 아울러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과 자녀 학자금을 1인당 500만원씩 최대 2명에게 지급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유통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젊은 조직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새로운 인력 고용을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는 올해 2월에도 199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롯데백화점도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42년 만에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업계는 창사 이래로 롯데의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잇따라 희망퇴직에 나선 배경으로 실적 부진을 꼽는다. 롯데마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조4240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역시 2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롯데백화점은 매출 7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20억원으로 40.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롯데백화점보다 규모가 작은 현대백화점(영업이익 653억원), 신세계백화점(670억원)보다는 이익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부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가 선택한 전략이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한 '체질개선'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희망퇴직 카드를 여러 번 꺼내 들은 것은 경쟁업체 대비 연령대가 높았던 내부 구조를 변화시켜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의지가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롯데가 오프라인 사업군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상황은 업계 안팎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롯데는 정년을 보장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상당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사람을 뽑으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조로 회사를 운영함에 따라 희망퇴직이 회사 내부적으로 적용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라며 "또한 희망퇴직이라는 카드를 꺼낸 데에는 '뉴 롯데'를 지향하기 위한 발걸음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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