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부채 속 금리인상, 경제성장률 2배 하락시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 오는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벌써부터 내년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만 금융취약계층의 이자상환 부담, 실물경기 회복 저해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25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춘 뒤 동결 기조를 이어갔던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한 바 있다. 이어 10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했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온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한은 국정감사에서 “저희가 보는 경기 흐름 예상에 따르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부채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를 빠르게 올릴 경우 실물경기 회복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채가 많은 시기에 금리를 인상하면 평상시보다 경제성장률이 2배 정도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부채 상황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3분기에 걸쳐 경제성장률을 최대 0.15%포인트 하락시키는 반면, 저부채 상황에서는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을 최대 0.08%포인트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소라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와 동시에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음을 감안해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에서 경제주체별로 불균등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의 채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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