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실사 마무리…이르면 11월 말 SPA 협상 진행 예정

중흥건설그룹 사옥
중흥건설그룹 사옥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중흥그룹의 대우건설(047040, 대표 김형·정항기) 인수합병(M&A) 절차가 연내 원만하게 마무리될지 주목되고 있다. 실사 과정에서 부실 이슈가 나오지 않았던 만큼 오는 12월 초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사 작업을 마친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SPA 협상에 돌입했다. 초기 입찰가인 2조1000억원 대비 2% 정도를 할인한 가격 제안 요청서를 KDB인베스트먼트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실사 과정에서 시장 우려와 달리 해외 사업에서 큰 이슈를 제기하지 않았다. 일부 현장에서 대손인식 비율이 낮은 점과 회계처리 차이에 대한 가격조정을 요구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국내 프로젝트에서 토목현장과 일부 민자사업에 문제를 제기했다. 초창기에 시작한 민자사업장에서 출자지분 손상 이슈가 났는데, 회계상 반영을 안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국내 주택건축 부문은 거의 손대지 않았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대우건설 지분 50.75%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해 이자가 나날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오프셋(가격조정 요구 상쇄)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빨리 합의를 보는 것이 실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가운데 중흥그룹은 지난 11월9일 대우건설 노조와 회동해 고용 보장과 함께 단계적 임금 인상 등을 제안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임금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뜻을 전달했다"며 "현재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단계적 임금 인상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KDB산업은행 관리 하에서 수년간 임금이 동결됐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회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삼성물산 1억원 △GS건설 9500만원 △현대건설 8500만원 순이다. 대우건설은 8200만원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가운데 중위권이다.

이날 대우건설 노조는 자율경영체제 보장과 협의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고 논의가 이뤄졌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 독자경영을 강조한바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내실경영이 이뤄지는 등 임금 인상을 위한 여건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절차는 △KDB와 양해각서(MOU) 체결 △실사 △SPA △해외 기업결합 신고 △지배구조 개편과 이사진 선임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SPA 체결은 이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 인수 마무리 절차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앞서 중흥그룹은 올해 7월30일 KD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우건설 보유지분 50.75%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부 과정에서 가격 재협상이 이뤄져 대우건설 노조로부터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바 있다.

한편 중흥그룹은 중흥건설(대표 백성권), 중흥토건(대표 이경호)을 주력으로 하는 호남기반 중견건설사로 지난 5월 기준 자산총액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자산총액 9조8470억원에 재계순위 42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19조540억원으로, 재계 순위에서는 20위로 뛰게 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3조원이 넘는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따낸 만큼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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