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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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쿠팡이 유상증자에 담보대출까지 총 동원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신주 9499주를 발행한다고고 공시했다. 주당 발행가격은 5000만원으로 조달금액은 4749억5000만원이다. 이는 올해만 네 번째 유상증자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상장한 뒤, 4월, 7월, 10월까지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조 38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걸고 1억3900만달러(약 1650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대출 기간은 2년으로 연 3.45% 고정금리 조건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국내 부동산을 담보로 1억6900만달러(2000억원)을 연 3.155%에 대출받았다. 두 달 새 대출 금액만 3억800만달러(3700억원)인 셈이다. 

이렇듯 쿠팡이 자금 조달에 돌입한 배경으로는 배송 물류센터 확충이 꼽힌다. 쿠팡은 제품을 직매입해 풀필먼트 센터에서 제품 입고부터 분류, 배송, 반품까지 일괄 처리하는 방식으로 빠른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쿠팡의 물류센터는 전국 30개 지역에 100곳이 넘는다.

다만 쿠팡의 물류센터 신설 투자는 멈추지 않고 있다. 쿠팡의 목표가 산간 오지 등 배송이 어려운 지역까지 균일하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1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해 부산과 전북 완주, 경남 창원·김해, 충북 청주 등지에 추가로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는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전국 곳곳에 유통망을 신설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 지금까지 인프라 신설에 투입된 투자금액이 쿠팡 창립 이래 2020년 이전까지 투입된 금액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 48% 증가한 매출, 45.7% 증가한 영업손실 
문제는 투자를 위한 필요 자금 조달이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2010년 설립 이후 쿠팡은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를 통해서 마련해왔다. 쿠팡의 최대 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는 2015년, 2018년 두 번에 걸쳐 쿠팡에 30억 달러(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다만 쿠팡 상장 이후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나자 비전펀드가 보유주식을 2조원 정도 매각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술렁였다. 보호 예수는 주요 주주가 업체의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규제다.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나면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도할 수 있다. 

쿠팡의 쌓여가는 적자도 주목할만하다. 적자가 커질수록 투자자의 매도 의지가 강해질 수 있어서다. 쿠팡은 설립 후 지난해까지 한 해도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누적 적자가 4조8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3분기도 매출은 46억4480만달러(5조4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또한 3억1511만달러(3716억원)으로 45.7% 증가했다. 순손실은 3억2397만달러(3821억원)로 87%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를 더욱 키우기 위해 물류센터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하는 것"이라며 "다만 투자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적자를 탈출하는 구간도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투자자의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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