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효율성 부족에 기존 익일 배송 집중 강화 방침

11번가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11번가
11번가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진=11번가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이커머스 기업 간의 퀵커머스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11번가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종료하는 다소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늘주문 오늘도착' 서비스를 약 5개월만에 종료했다. 지난 6월 시작된 ‘오늘 주문 오늘 도착’은 매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을 주문 당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당초 11번가는 해당 서비스를 론칭하며 다양한 배송 서비스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규모가 작고 예상보다 배송 효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에 11번가는 해당 서비스 종료와 함께 익일배송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과정으로 11번가는 최근 기존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를 '쇼킹배송'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11번가 직매입 상품이라면 모두 당일 주문시 바로 다음날 배송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강화했다. 

물류센터 추가 계약도 맺었다. 쇼킹배송 서비스는 우정사업본부의 대전우편물류센터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체국 택배로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여기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담당했던 11번가 파주 물류센터와, 최근 추가로 마련한 물류센터를 익일배송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곳의 물류센터를 담당할 익일배송 파트너로는 한진택배와 계약을 체결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물량이 다소 적은 배송 규모와 서비스 효율성을 고려한 끝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익일 배송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11번가의 당일배송 서비스 중단이 놀랍지 않다는 설명이다. 11번가의 당일 배송이 130여개 상품 후보군에서 매일 2~4개씩 엄선된 상품으로만 한정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되는 물품이 한정적이다 보니 수요 또한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며 "또한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가 당일 배송을 하고 있어, 쉬운 서비스라고 느껴지게 됐지만 사실 물류센터 투자 및 풀필먼트 확보 없이는 배송 효율이 크게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SG닷컴이나 롯데온은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기반으로 주문 후 2~3시간 내 배송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업계의 관심은 추후 11번가의 배송 경쟁력 확보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공격적인 물류센터 확보에 매달리면서 타 이커머스처럼 출혈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고, 수익성을 생각해 공격적인 투자 대신 제휴와 협력에 주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후자가 유력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11번가는 '오늘장보기' 전문관을 통해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몰의 당일배송 서비스와 SSG닷컴, GS프레시몰의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제휴 및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8월에는 아마존과 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아마존의 수천만 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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