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부산시 중재 민원
대우건설 "주민과 협상 진행 중"

지난 2019년 3월 29일 부산 서구 암남동 천마산 터널 개통식(사진=부산광역시)
지난 2019년 3월 29일 부산 서구 암남동 천마산 터널 개통식(사진=부산광역시)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대우건설(047040, 대표 김형·정항기)이 터널 공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보상을 2년째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천마터널공사피해감천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부산시에 천마터널 공사 피해 보상 관련 중재를 요청했다. 대책위는 부산 사하구 감천동 천마터널 구간 위쪽에 거주하는 33개 가구가 모인 단체로, 2013년 결성돼 터널 공사에 대한 안전 대책 및 보상 방안 마련을 요구해왔다.

앞서 대책위는 주택에 대한 안전 대책 없이 터널 개통을 결정한 부산시에 반발, 2019년 3월 개통식 당일 현장에서 피해 주택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촉구하고, 시공사 대우건설이 보수공사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부산시가 선정한 용역업체는 4개월 간 피해 주민 33개 가구에 대한 지반 변형 및 건물 피해를 조사했다. 이 결과에 따라 대책위는 20억9200만 원 상당의 보수 금액을 산정했다.

대책위는 대우건설이 2019년 12월 부산시로부터 공사 피해 관련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를 통보 받고도 보상 절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6월, 대책위는 공문을 통해 대우건설에 정식으로 보상금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피해 보상 비용을 산정하려면 대한상사중재원 중재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까지 보상을 미루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중재를 받으려면 주민들은 변호사 선임비 등 수천만 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

이세현 대책위원장은 "용역을 발주하기 전 용역 결과에 따라 보상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주민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보상비를 문제 삼으면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해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보상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상 협의가 지연되면서 피해 가구 건물 상태는 더 악화돼 주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은 지반침하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해 다른 곳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살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대우건설이 의도적으로 피해 보상금 지급을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수 제공을 하려 했지만 주민들께서 거부하셨다. 정확한 비용 산정을 위해서는 합법적으로 대한상사중재원을 거쳐야 피해 보상금을 지불할 수 있다. 회사는 최대한 객관적 민원에 따른 비용 협의를 위해 부산시와 같이 면담 및 간담회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협의 진행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12년 10월 착공해, 2019년 3월 개통한 천마터널은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에서 서구 암남동 남항대교를 잇는 3.28㎞ 길이의 왕복 4차로로 건설됐다.

천마터널 공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공사현장이 도심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터널 양 끝단의 초입부는 상부에 노후된 가옥들이 모여 있어 기존 터널 발파 공법을 적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대우건설은 기존 발파 공법보다 단가가 더 높고 공사 기간도 더 걸리지만, 점보드릴과 할암봉을 사용해 터널 굴착으로 인한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무진동 암파쇄 공법'을 터널 시점·종점부에 적용해 2018년 11월 제14회 토목건축기술대상 도로교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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