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쿠팡이 유료 멤버십 월 구독료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배달앱 쿠팡이츠의 수수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개편된 요금제를 도입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외형 확장·시장 지배력 키우기에 집중하던 쿠팡이 적자가 계속되며 위기를 맞자, 새해 전략으로는 '내실 다지기'를 포함, '투트랙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5월 배달앱 론칭 당시부터 지금까지 운영하던 입점 업체 대상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새로운 수수료 개편안을 제시했다. 

당초 쿠팡이츠의 기존 주문 중개 수수료는 15%, 배달비는 주문 건당 60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쿠팡이츠가 론칭 이후 3개월마다 수수료 관련 프로모션을 연장하면서, 사실상 현재까지 입점 업체들의 중개 수수료는 건당 1000원, 배달비 5000원으로 프로모션 가격이었다. 

◆쿠팡이츠의 4가지 개편안
쿠팡이츠는 프로모션을 종료하는 대신 새로운 가맹점주 맞춤형 요금제를 내년 2월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개편안은 ▲수수료 일반형 ▲수수료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포함형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수수료 일반형은 중개수수료를 9.8%로 조정해 5.2% 낮췄다. 이는 배달의민족 12%보다 2.2% 낮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배달비 역시 최대 6000원에서 5400원으로 낮아졌다. 

수수료 절약형은 기존 15%에서 50% 인하된 7.5%의 중개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는 대신 배달비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해당 유형은 판매 단가가 높은 파인다이닝·회·족발과 같은 점포에 유리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카페, 디저트, 간식 등 낮은 판매단가의 점포를 위해서는 배달비 절약형이 마련됐다. 중개수수료를 15%로 유지하는 대신 주문금액에 따라 가맹점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줄인 방식이다. 주문금액 5000원 이상에서 1만2000원 미만의 주문 건의 경우 점포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900원으로 저렴하다. 

배달비 포함형은 중개수수료와 가맹점주 부담 배달비를 통합 관리하는 형태다. 쿠팡이츠가 주문 수요 추이를 분석해 최적의 고객 배달비를 설정해준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더해 주문금액 대비 27%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그 외 추가 배달비는 쿠팡이츠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 수수료(15%)보다 프로모션 수수료(건당 1000원)가 기존 가맹점주에게 '현실'로 와닿았던 만큼, 가맹점주의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일례로 치킨집에서 2만원 주문이 들어올 경우, 기존에는 중개 수수료 1000원을 내면 됐지만, 수수료 일반형 기준 중개수수료는 1960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 경우, 배달비가 6000원에서 5400원으로 소폭 줄었다고 해도 기존 프로모션 대비 가맹점주의 부담이 오를 수 있다.

◆쿠팡, 수익성 도모하나
쿠팡이츠가 프로모션 대비 현실적인 수수료안을 제시한 데에는 배달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가장 중요한 수익성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1주문1배달'의 콘셉트와 함께 후발주자인 만큼 배달비 무료, 첫 주문 할인쿠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오며 배달앱 시장을 공략해왔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배달비 지불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배달요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빠르게 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단건 배달에 큰 만족도를 느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가 추정하는 쿠팡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30%까지 올랐다. 

쿠팡이 최근 유료 멤버십의 가격을 인상 시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쿠팡은 지난 30일부터 신규회원에 한해 '로켓와우' 월정액을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이 또한 업계는 멤버십 혜택과 비교해 낮은 월정액을 인상해 수익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료멤버십 인상은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최근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확대되면 1250억원 이상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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