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vs 신세계, 이베이 인수전 이후 1년 만에 재격돌

미니스톱CI. 
미니스톱CI.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004990)가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전에 깜짝 등판했다. 이로써 롯데는 앞서 미니스톱 인수 의사를 밝힌 신세계(004170)와 또 한번 경쟁구도를 갖게 됐다. 

이번 인수전의 특징은 신세계가 승기를 잡을 경우, 신세계 이마트24가 롯데 세븐일레븐의 입지를 위협하게 된다는 점이다. 업계는 롯데의 인수전 참전을 이같은 시나리오를 견제하려는 결정으로 풀이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미니스톱 인수전은 롯데그룹(세븐일레븐)과 신세계그룹(이마트24),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 간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의 자회사 미니스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전량이다. 이온그룹은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안팎이다.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전 참여 "위기의식 느꼈나"
당초 롯데는 미니스톱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군에 있다가, 본입찰에 깜짝 등장했다. 이에 업계는 또 다시 신세계에 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를 통해 이커머스 강자로 오른 것이 롯데 입장에서는 배 아팠을 상황"이라며 "이마트24가 본입찰에 나선 상황을 보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참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살제로 미니스톱은 지난 2020년 말 기준 2603개의 점포 수로 업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CU(1만4923개)와 GS25(1만4688개)가 1만5000여개 안팎에서 1, 2위를 다투고,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5169개로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업계 4위 이마트24는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점포 수가 8000여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3위인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는 2000여개로 축소된다. 여기에 올해 5000여개의 재계약 대상 점포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점포 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미니스톱 인수시 롯데가 얻을 이점도 있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세븐일레븐은 이마트24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확고한 3강 체제를 구축해 선두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특히 오프라인 물류 거점으로서 배송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쇼핑과의 협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니스톱 매각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인수 후보군과 매각 측의 희망 가격 수준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니스톱의 실적이 크게 악화돼 시장에서 관측하는 미니스톱의 적정 매각가는 2000억원대다"라며 "다만 이온그룹은 미니스톱 매각을 통해 최대 6000억원까지 받기를 희망한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온그룹이 한국 미니스톱 매각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미니스톱은 지난 2018년에도 국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바 있다. 당시 롯데는 4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지만, 매각 측의 희망 가격과 맞지 않아 매각 자체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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