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흥그룹 본사 앞 무기한 천막농성
오는 14일 대우건설 본사 앞 시위 진행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대우건설(047040, 대표 김형·정항기) 노동조합이 중흥그룹을 상대로 총력 투쟁을 선포한 가운데 중흥그룹은 "지속적으로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흥그룹은 오는 2월 대우건설 인수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조는 전날 조합원들에게 성명서를 통해 "중흥그룹 인사단과의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중흥그룹과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광주 중흥그룹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 오는 14일부터 대우건설 본사 로비 앞에서도 출퇴근 시간 집중 규탄 시위를 진행한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해 10월 대우건설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를 포함 3자 회담을 통해 중흥그룹과 약 2개월간 인수조건 협상을 진행했다.

중흥그룹은 첫 회동에서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 직원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이에 노조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서면 합의서를 마련하겠다고 실무 협의에 응했다. 처음에는 수긍했던 중흥 측이 매각 마무리 시점이 오자 문서화를 거부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 발단이다.

노조는 △독립경영 담보를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원칙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 등의 합의서를 제시했다. 딜클로징 전 문서로 확답을 받아야, 향후 중흥 측에서 약속을 뒤집을 수 없단 판단이다.

심상철 노조위원장은 "대표이사 내부승진 발표도 문서상 약속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실제 협상과정 중 협의된 대로 현 시점에서 내부 증신은 시키지만 향후 언제든 본인들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12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중흥그룹 관계자는 "중흥은 지속적으로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며 "최근 노조에서 요구사항 문서화 합의서 작성을 요구하는데, 현재로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여서 중흥이 지금 협상을 진행하면 주주권 및 경영권 침해이다. 딜클로징 이후 노사간 합의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흥그룹은 지난해 6월 30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5개월간 인수실무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지난해 12월 9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고 후속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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