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CI. 사진=CJ ENM 
CJ ENM CI. 사진=CJ ENM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CJ ENM(035760)이 콘텐츠 제작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보류키로 했다.

해당 계획이 발표된 이후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최근 대선주자들도 물적분할 규제 강화를 언급하면서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제2 스튜디오 설립과 함께 콘텐츠 부문의 물적분할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회사 물적분할과 관련해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주주들의 이익과 CJ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우선시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CJ ENM은 지난해 11월 물적 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설립 추진의 목적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효율적인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콘텐츠 확대 통한 IP 유통 등 수익사업 극대화다. 

하지만 주력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할 후 발생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할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알짜 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후 상장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기존 주식의 가격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물적분할 발표 소식이 전해진 이후, CJ ENM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말 19만원대였던 CJ ENM의 주가가 12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콘텐츠 부문을 분리한 이후에는 CJ ENM의 자체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도 CJ ENM에 계획에 발목을 잡았다. 기업들의 알짜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로 모기업의 주가 변동이 이어지자,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각 대선주자와 한국거래소가 물적 분할 규제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한 것이다. 

일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CJ ENM 측은 "제2스튜디오 설립은 추진 중이며 주주들의 물적 분할에 대한 우려가 크고, 시장 규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제2스튜디오 설립 방식에 대해서는 수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CJ ENM이 콘텐츠 사업부 물적분할 계획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CJ ENM의 주가는 장중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3시 기준 CJ ENM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29%(1만1700원) 오른 13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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