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지난해 매출 22조 돌파, 영업적자 1조8039억원
수익 개선 의구심 커져…쿠팡 "올해 효율성 제고할 것"

쿠팡/홈페이지
쿠팡/홈페이지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쿠팡이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1위 유통업체인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하지만 쿠팡은 이 과정에서 영업적자 또한 1조8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이번에도 '수익 개선'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184억637만 달러(약22조2256억원)로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고 2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 매출이 지난해 국내 유통 1위 이마트 매출(16조4500억원)에 SSG닷컴 매출(1조4942억원)을 더한 것보다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끼리의 비교보다는 이제 유통기업으로서 1위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쿠팡의 이러한 성장은 유료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의 록인 효과가 견인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전년보다 100% 가까이 늘어난 900만명에 달한다. 무료배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의 혜택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용자와 객단가도 증가했다. 작년 4분기 한번이라도 쿠팡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활성고객 수는 18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활성고객 1인당 구매액은 약 34만원으로 11% 증가했다. 

문제는 외형적 성장과 함께 적자 폭도 커져 실속이 없었다는 점이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 달러(1조8039억원)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또한 매출과 마찬가지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적자에는 지난해 6월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포함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물류센터 확충 등 신사업을 위한 투자비가 포함됐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이전에 누적 적자가 4조67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쿠팡은 이번 실적까지 포함하면 6조원이 넘는 적자를 떠안고 있게 됐다. 

쿠팡이 최근 착공한 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FC). 사진=쿠팡
쿠팡이 최근 착공한 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FC). 사진=쿠팡

◆69달러에서 20달러대로…"수익 개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적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주가다. 실제 쿠팡 주가는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27.4달러로 장을 마쳤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첫 날 공모가(35달러)보다 2배가량 높은 6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00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평가 받았다. 불과 1년여만에 2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이에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장기 조정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7~10% 이상을 향한 여정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쿠팡의 소매 제품 수익은 7분기 연속 증가했고 광고이익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우려를 불식하고 나섰다. 

실제 쿠팡은 최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쿠팡은 지난해 말 와우 멤버십 신규 회원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 올렸다. 인상된 요금은 아직 신규 회원에 한해 적용됐으나, 향후 기존 회원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배달 앱 쿠팡이츠의 경우, 올해부터 프로모션 지원 법위를 줄이고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했다. 기존 입점 업체가 누렸던 프로모션(주문 중개 수수료 건당 1000원, 배달비 건당 5000원)은 신규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만 3개월 한정해 지원하고, 기존 입점업체에는 ▲수수료 일반형 ▲수수료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포함형 등 4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기존의 물류망을 활용한 3자 물류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지난해 1월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익일배송) 물량을 일부 소화하고 있다. 업계는 쿠팡이 곧 타사의 물량 배송까지 확보하며 미래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다만 실적 개선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쿠팡이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당장 실적 개선을 이루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중심 축인 이커머스 사업은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더욱 키우기 위해 물류센터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