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롯데마트몰 새벽배송 서비스 종료 안내문. 사진=롯데온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지 2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온은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또 다른 배송 서비스인 '바로배송'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전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새벽 배송 주문과 반품 접수는 오는 17일 오후 10시까지 이뤄지며, 이날 접수분은 18일 새벽까지 배송된다. 새벽배송 때 사용했던 보랭백은 반납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보랭백 보증금을 결제한 경우에는 전액 환불해 준다.

롯데온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과대 포장과 탄소 발생을 줄이고, 더 신선한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하기 위해 새벽 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2020년 5월부터 '새벽에 온(ON)'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그간 새벽배송은 전용센터가 위치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벽배송 선점 업체들의 공고한 시장 지배력과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인한 배송 경쟁 심화로, 롯데온의 새벽배송 주문 유입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신 롯데온은 '퀵커머스'를 대표할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바로배송은 온라인 주문 상품을 롯데마트에서 인근 지역에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사실상 새벽배송 보다 더 빠른 배송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배송의 핵심은 전국 매장을 물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배송 서비스의 경우, 기존의 롯데마트를 스마트 스토어로 탈바꿈 시키면서 바로배송이 가능한 매장으로 만든다. 고객이 쇼핑하는 영업 공간에 상품을 이송하는 '천장 레일'을 설치하고 매장 뒤편에 이를 분류·포장하는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타 e커머스 사업자 대비 더 많은 배송 권역을 확보할 수 있고, 비용 측면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몰 바로배송의 올해 1~3월 주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롯데온은 올해 바로배송이 가능한 매장을 전국 30개로 확대하기도 했다. 작년까지는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영남·강원·충청 등까지 서비스 지역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바로배송 매장을 올해 50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한편 업계에선 대표적인 새벽배송 e커머스 대표 사업자들의 매출이 커진 만큼, 적자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새벽배송 후발주자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롯데온의 경우,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수익성 개선이 절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을 살펴보면, 가장 큰 적자를 낸 곳은 롯데온 사업을 담당하는 이커머스 사업부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이 1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560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610억원 늘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