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비정상적 배당···박종복 은행장 등 경영진 보수는 인상"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행장 박종복)의 배당 행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몸집과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배당금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일은행의 지난 2021년 당기순이익은 1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9.4% 줄어든 1459억원을 기록했다.

제일은행 측은 지난 2021년 4분기 진행된 대규모 특별퇴직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일은행의 지난 2021년 배당액은 800억원으로 전년(490억원) 대비 63.3%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은행권에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한 조치가 종료되자마자 배당금을 크게 늘린 것이다. 

제일은행의 최대주주는 영국에 본사를 둔 SC(스탠다드차타드) NEA이며, 보유 지분은 100%다. 배당금 전액이 영국 본사로 보내진다는 점에서 제일은행은 배당을 결정할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에 시달려왔다. 

제일은행 직원들은 지난 2021년 8월 배당금 결정 당시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금융감독원에 엄격한 검사·감독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SC제일은행지부는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지난 2005년부터 제일은행에서 가져간 금액은 3조6000억원에 달해 이미 인수금액 3조4000억원을 넘어섰다”며 “배당이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그룹 배당에 약 2조6000억원, 해외 용역 수수료·브랜드 사용료에 약 1조원을 배당했다. 

노조는 또 “배당은 통 크게 결정하고 점포는 폐쇄하며 금융소비자 보호는 등한시하면서도 경영진 보수는 여지없이 올랐다”며 “지난 2021년 상반기 기준 박종복 은행장의 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00만원 오른 8억6300만원이고, 가장 많이 받는 김홍식 전무는 11억3800만원에서 14억900만원으로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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